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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하야(千早)   |   이세야 소이치로(伊勢屋 惣一郎)

사쿠야(朔夜)    |     오오츠키 시노부(大月 忍)

카구라야 아키토(神楽屋 彰人) | 오오카야 시구레(桜華屋 時雨)

키쵸(喜蝶)   |  타츠키치(辰吉)  | 오키쿠(お菊)  | 유즈(柚)

등장인물이 많아 기타 검은색



???꺄아악!!! 누, 누구없어요?

오키쿠누가 사람을 불러줘! 이 방이야! 손님이 비수를...!

남자「이 놈들, 시로타에를 어디에 숨겼냐!? 시로타에를 내놓아라…!」

오키쿠「읏…! 수, 숨기지 않…!」

남자「거짓말 마라!」

남자「갖가지 달콤한 말들로 돈을 바치게 하고,  이쪽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자 마자, 문전박대하고 목소리조차 들려주지 않다니!」

남자「벌써 세 달째, 나는 시로타에 얼굴도 보지 못했다!」

남자「나는 그 녀석과 부부가 되어 영원히 사랑할 것을 약속하여(二世を契る), 그 걸 믿었는데!」

남자「 놔! 시로타에를 불러! 그 녀석을… 그 녀석을 죽이고, 나도…!」

오키쿠「안ㄷ…!」

치하야「―에게도 예전에 장래를 약속한 분이 있었습니다.」

남자「읏…!? 누구냐 너는…!」

???「오이란!(높은 기녀)」

오키쿠「치하야…!? 어째서 여기에!」

오키쿠「너는 안쪽 담당 아니냐. 오면 안돼. 빨리 도망 가!」

남자「거기 비켜! 물러서지 않으면 찌른다!」

치하야손님께서는 시로타에 언니의 정인이 아닙니까? … 볼 일이 있습니다. 부디, 찌르지 말아주세요.」

남자「ㅁ…?」

치하야「손님께서 시로타에 언니와 부부가 되어 영원히 사랑할 것을 약속하였다니 부러울 따름입니다.」

치하야「제가 이 화류계에 몸을 단근지 벌써 수 년…」

치하야「오랜 세월 속에서 장래를 약속한 정인의 얼굴도 이제 잊었습니다.」

치하야「하지만 손님께서는, 시로타에 오이란(높은 기녀)과 약속이 거품처럼 사라져 버리기 전에―」

치하야살든 죽든, 극락으로 가든 지옥에 떨어지든, 목숨을 건 맹세를 달성하시려는 거군요.

치하야「저를 데리러 온다고 한 남자도, 손님처럼 정이 깊은 분이라면, 얼마나…」

남자「… 읏…」

치하야「제가, 시로타에 언니 대신이 될 수 없다는 걸 잘 알고있습니다.」

치하야「하지만, 지금 이 곳에 시로타에 언니는 없습니다. 손님께서 맹세하신 일을 이루어드릴 수 없습니다.」

치하야「그러니 부디 이 가슴을 찌르고, 그 다음에 손님 목을」

치하야 「짝을 잃은 사람들끼리, 둘이서 내세에는 원앙처럼 자귀나무처럼」(한국에서 좋은 금슬을 나타내는 것. 원문은 比翼の鳥날개를 나란히 한 두 새와, 連理の枝 가지가 닿은 두 나무)

치하야「-자, 부디

남자「… 아…」

남자「…」

남자「… 시로타에는… 정말로, 여기에 없는 것인가…?」

치하야「없습니다. 시로타에 언니는, 현재 요양소에」

남자「요양소…!?」

치하야「요전번부터 폐병이 들어, 이미 이 가게를 떠났습니다」

남자「폐… 설마, 폐결핵인가!? 왜 지금까지 입다물고 있었나!」

치하야「폐결핵인가 아닌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치하야「단지, 폐결핵인 기녀가 있었다고 소문 나면, 이 곳 사쿠라자야의 손님 수에도 영향을 미치는 일」

남자「그건 그럴지도 모르지만, 어째서 시로타에는 나한테까지 아무 말도 안 한거야! 가게를 나가기 전에 글이라도 남겨주지.…」

남자「거기다 가게 사람들도, 왜 말하지 않은거야!」

남자「언제 와도 시로타에와는 만날 수 없다고,지금은 사정이 안된다고 할 뿐이고…!」

치하야시로타에 언니는, 말했습니다. 자기가 병에 걸렸단 걸, 정인에게만은 전하지 말아달라고」

남자「 에…?」

치하야「정인이 알면, 반드시 요양처를 찾아 온다」

치하야「그렇게 되면, 정인에게도 병을 옮겨 버린다고… 이것을」

남자「이것은… 시로타에의, 비녀…」

치하야「정인이 오면, 부디 이걸 전해 달라고 부탁 받았어요

치하야「저도 받아야 할 손님이 많기에, 건네드리는 것이 늦어었습니다, 부디 용서하세요

남자「… 아…」

치하야「아무쪼록 받아 두셔요

남자「… 읏」

남자「… 시로타에…!」

남자 점원1「오이란!(상급 기녀)」

남자 점원2「치하야 오이란! 괜찮으십니까!?」

기방주인「너, 이 자식! 우리 가게에서 칼을 휘두르다니, 그냥 넘어갈거라 생각 하지마!

남자 점원1단단히 묶어라!」

오키쿠「정말, 너희들 늦었잖아!」


시로타에「… 치하야씨」
치하야「시, 시로타에 언니. 아직 밖으로 나오지 마세요. 조금 전 남자에게 발견되면 큰일이니까」
시로타에「알고 있어, 오늘 밤은 내 방에서 얌전히 있을게.」
시로타에「아침이면 저 녀석도 핫초보리(일본 지명)에 넘겨버릴테니까」
시로타에「그렇다 쳐도, 미안해. 내 손님이 폐를 끼쳐서」
치하야「아니오. 손님이 욱하는 일은 자주 있으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시로타에「고마워… 근데, 넌 막힘없이 능숙하네. 거짓말도 방편이라고는 말하지만 말이야」
치하야「이곳에선 거짓말도 진실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믿으면 정말이 됩니다, 그것 뿐입니다」
치하야「하지만, 시로타에 언니. 손님이 고용주 돈까지 손을 댔네요, 파산할 때까지 받는 건 좋지 않아요」
시로타에「그럴 생각은 없었지만 말이야… 제멋대로 돈을 쏟아부어서」
시로타에「나는 그 근처에도 못가네. 너같이 손님 접대에 능숙하지 않아」
치하야「시로타에 언니는 상냥하니까, 상대방도 진지해지는 거겠죠. … 아, 그러고보니」
치하야「언니 방에서, 마음대로 장신구를 빌려버렸어요. 미안해요」
시로타에「그 녀석을 쫓아줬잖니, 그 정도는 싸게 먹힌 거야. 그래서, 어느 장신구?」
치하야「비녀입니다. 조금 특이한 색인 거요. 가능한 한 싸구려 같은 걸 골랐지만」
시로타에「혹시, 꽈리모양이야?」
시로타에「네가 본대로, 싸구려니까 신경쓰지 마. 거의 안썼어」
치하야그럼 다행입니다
시로타에「… 그러고보니… 네가 맹세한 사람도, 꽈리나무와 인연이 있는 거지?」
시로타에「어렸을 적, 꽈리나무 거리에서 돌아오는 길에 장래를 서로 약속했다고 했나… 일이 생길 때마다 말하던데, 그 이야기 사실이야?」
시로타에「그 상대가, 지금 나를 안고 있는 손님이 아닐까 생각하면, 어떤 남자라도 싫은 내색없이 마음을 다할 수 있다고」
시로타에「그렇기에 네가, 이 가게에서 가장 높은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다고」
시로타에「손님중에도 꼬치꼬치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겠지?」
치하야「… 뭐, 어떻습니까. 조금 전에 말한 것처럼, 거짓인지 진실인지는 의미가 없어요
치하야「우리는 이 곳 요시하라에서, 손님에게 이 세상의 것이 아닌듯한 환상을 보여 드리는게 의무」
치하야「그런 기녀에게 사실을 묻는 건, 촌스러울 뿐이에요」


'오토메게임 > 요시와라 피안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시와라 피안화 소개  (0) 2019.02.20
:
Posted by 투바크

앞부분 - OP http://otomebl.tistory.com/4  공통루트1 http://otomebl.tistory.com/5

캐릭터 색깔 리뷰 참고 : http://otomebl.tistory.com/3?category=996914

마에다 토모아키 (前田 智明)   |   사쿠마 쿄이치 (佐久間 恭一)

이치노세 토우야 (一ノ瀬 冬夜)    |     코미네 료지 (小峰 良次)

토우도 아키 (藤堂 亜毅)      |       아리사토 카즈마 (有里 和馬)

미조구치 토요하루 (溝口 豊治) | 하나무라 사야카 (花村 さやか)

아오키 코마치 (青木 小町)              |                타카스 (鷹栖)



이번엔 사쿠마씨가 뒤따라온다.

사이가 안 좋은 둘을 갈라놓기위해 내가 앞선 것 뿐이지만 동행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자연스럽게 어깨에 힘이들어간다.(등이 펴진다 의역)

2층은 비슷한 문들이 줄지어 있어서 내 방이 어딘지 한순간 헤멨다.

뭐, 이 통일감도 중후한 분위기를 내는 요소 중 하나겠지.

문득, 길게 뻗은 복도로 시선을 옮기자 거기에도 물론 같은 문이 이어져 있다.

연속되는 것엔 특유의 어떤 기묘함이 있다.

하물며 이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공간이다.

어디를 열어도 다른 공간에 이어져 있을 것 같은 착각에 일어난다.

!?

아니, 한층 더 이상한게 나타났다.



사쿠마씨를 보니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채 표정이 굳어져있다.

응! 역시 이건 이 저택에서도 보통일이 아닌가 봐!

언뜻 봐도 가격이나 무게가 상당할 것처럼 화려하게 장식된 장롱이 이쪽으로 다가온다.

장롱이다……장롱이 걷고 있다.



???「저, 저기……」

어안이 벙벙해 바라보자 장롱 저편에 남자 얼굴이 보였다.

당연히 가구가 멋대로 움직일리 없으니 그 곳에 인간이 있었다고해도 이상하지 않다.

과연 이 장롱이 사람 혼자 힘으로 견딜 수 있는 무게인가를 제외하면 말이다.

???「주, 주인님이십니까……?」

(이 사람 말투는 야쿠자(조폭)나 가라데 선수들 말투입니다. 사투리처럼 제가 표현을 못해 그냥 씁니다.)

토모아키「뭐, 그렇게 된 것 같아……」

???「하……저기! 제, 제가 이런 모습이라 죄송합니다! 인사를……인사……! 아아아, 어떻게 하지……」

눈앞의 남자는 장롱을 안은 채 허둥거렸다. 아마 악수나 인사가 하고싶은 것 같지만 그 바보같이 큰 가구를 내려놓지 않으면 무리다.

토모아키「우선 그걸 바닥에 내려 놓으면 된다고 생각해」

???「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사과만 할 뿐 장롱을 내려두지 않는다.

나보다 어깨 하나는 넓은 체격의 마초남이 패닉에 빠진 상황.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섣불리 자극하면 그대로 부숴질 수도 있고.

사쿠마「토, 토우도! 당신……당신- 대체 뭘 하고 있는겁니까!」

겨우 정신을 차린 사쿠마씨가 목소리를 높였다. 

토우도「넷! 가구를 옮기고 있습니다!」

그런건 보면 알아. 

속으로 중얼거리며 입다물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왜냐면 무서운 걸.

사쿠마「그런 건 보면 알아요! 제가 물어본 건 왜 그걸 지금 하냔 말입니다! 우선 갖고 있는 걸 내려놓고 진정하세요. 주인님 앞에서 실례입니다」

토우도「네, 넷!」



토우도라 불린 남자는 조금 진정했는지 시키는대로 장롱을 바닥에 내려놨다.

쿵 하고 땅이 울리는 소리가 났다. 

아무리 생각해도 운반할 수 있는 무게같지 않다……。

장롱에 반쯤 가려져 있던 몸이 드러나자 다시 한 번 육체가 굉장하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

눈대중으로 봐도 180센치 이상 큰 키에 와이셔츠가 터질 것처럼 빵빵한 근육.

어중간한 근육 트레이닝으론 이렇게 못 된다.

엄청나게 단련하고 있을거다.

사쿠마씨가 말한 격투기 하는 집사는 토우도가 틀림없다.



토우도「처음에 뵙습니다! 토우도 합니다!」

몸집도 크지만 목소리도 크다.



토모아키「혹시 너도 집사야?」

토우도「넵! 열심히할테니 잘 부탁드립니다!」

이것도 집사구나. 모두 개성이 강하다. 

싫증나지 않을 것 같긴 하지만……。


사쿠마「어흠!」



토우도「사, 사쿠마씨……저는 그……」

사쿠마씨의 헛기침에 작아지는 토우도. 보기완 다르게 기가 약한 것 같다.

그렇지만 말없이 노려보는 사쿠마씨 얼굴을 보면 무리도 아니다. 

언뜻보면 온화한 얼굴이지만 싸늘한 눈이 안경 안쪽에서 희번뜩인다. 

나도 모르게 기가 죽는다.

사쿠마「……그 장롱은 안쪽 창고에 있던 거죠? 왜 꺼낸 겁니까?」



토우도「네, 저- 새로운 주인님 취향에 따라 방 인테리어를 바꿀지도 모른다고 사쿠마씨 전에 말하셨었죠. 작은거라면 가구를 재배치할 수 있다고……」

토우도「그런데 창 밖으로 주인님 같은 분이 오신 것 같아서……저는 바로 창고를 확인하러 갔습니다. 하, 하지만 이 옷장을 치우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들어갈 것 같아서 서둘러 바깥 창고로 옮기려고……」

사쿠마「……확실히 그렇게 말했어요. 말했지만 주인님에게 인사하는 것보다 먼저해야 하는건 아닙니다!」

토우도「미, 미안합니닷!!」

사쿠미씨는 때에따라 집사들을 관리하는 상사같은 존재인가. 

보호자같은 느낌도 들지만.

사쿠마「생각하고 행동 하세요. 재배치 한다고 해도 당일날 하지는 않습니다. 주인님이 도착한 직후인데 쉬실 방을 없앨 작정입니까?」



토우도「아, 그렇네요……제가 잘못했습니다……」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처럼 중얼거리는 토우도. 

큰 몸을 움츠리고 고개 숙이는 모습이 마치 야단맞는 아이같다.

잘 해보려 한 거라면 잘못이 아니라 생각한다. 

그것도 다른 누구 때문도 아닌 나 때문이라면 더더욱 토우도를 감싸고 싶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토모아키「아니, 난 개의치 마. 마음은 굉장히 고맙고」

토우도「주, 주인님! 감사합니다!」



사쿠마「감사합니다. 상냥하시군요」



내 한마디에 일일히 분위기가 변하는 건 왠지 쑥스럽다. 

이런 반응엔 당분간 익숙해지지 못할 것 같다.

토모아키「하지만 가구 재배치할 필요는 없어. 그 방 정말 멋있으니까 아까워



토우도「그, 그렇습니까?」



사쿠마「주인님의 너그러운 처사에 감사드립니다.……일단 이렇게 큰 물건을 복도에 놓아둬선 통행에 방해가 됩니다. 원래 자리에 돌려두세요」

토우도「알겠습니다. 미안합니다」



토우도는 가볍게 인사하곤 장롱을 번쩍 들어 조금의 비틀거림 없이 복도 저 편으로 갔다. 

끝이 안보이는 괴력의 소유자다.



사쿠마「소란을 피워 죄송합니다. 정말……이렇게 먼지를 날리고……」



토모아키「아! 그럼 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니 내가 청소할게. 봐, 지금은 내 집이기도 하고」

???「안됩니다! 절대 안됩니닷!!」

갑작스런 고함 소리에 무슨 일인가싶어 뒤돌아 봤다.



???「주인님은 아무것도 해선 안됩니다!!」


토모아키「에, 에엣!? 미, 미안해?」

언제부터 거기 있었는지 모를 소년의 박력에 나도 모르게 사과했다.

그 곳을 보니 사쿠마씨나 다른 사람들과 달리 나비 넥타이가 아니라 리본 넥타이를 한 귀여운 복장의 남자애다. 
폭신폭신 동글동글한 머리카락을 보자 왠지 옛날에 동네에서 기르던 포메라니안이 떠올랐다.

청소 도구를 가지고 있는 걸 보니 그도 이 저택 사용인인 것 같다.



토모아키「어-그러니까……너는?」



???「으앗, 미안합니다!」

아리사토「저는 아리사토 카즈마라고 합니다. 집사 견습인 신인이지만 잘 부탁드립니닷」


아리사토 카즈마라 소개한 소년은 상냥하게 웃는 얼굴로 꾸벅 인사 했다.

젊다는 걸 넘어 어릴 정도다. 애한테 일을 시키다니 조금 문제 있는게 아닐까?



토모아키「너, 학교는 어떻게 하고?」

아리사토「학……! 저, 저는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닷!!」



토모아키「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엣!?」



아리사토「면허도 있고 결혼도 할 수 있는 나이입니닷!」



토모아키「……라는 건 18살!? 그렇게 안 보여!!」 (일본은 만나이)



아리사토「너, 너무하세요오……」

아리사토「괘, 괜찮습니다! 아직 키는 클 가능성 있고 그러다보면 사쿠마씨처럼 훌륭한 집사가 됩니다! 그러니까 청소는 제가 합니다! 주인님은 쉬세요!」



토모아키「자, 잘못했어……」



사쿠마「어흠……아리사토. 훌륭한 집사가 되고 싶다면 먼저 주인님에게 말하는 투부터 고치세요」



아리사토「하웃. 주, 주인님, 미안해요……화내지 마세요……」

아까 기세는 어디가고 완전히 풀이 죽어서 쳐진 강아지 귀가 보이는 것 같다.



토모아키「하하하! 그런 얼굴 안해도 돼. 화 안낼게. 이쪽이야말로 잘 부탁해. 아리사토」



아리사토「네!!」

아리사토 표정이 활짝 웃는 얼굴로 바뀌었다.

순수하달까 단순하달까. 착하지만 틀림없이 나쁜사람에게 속는 타입이다.

아리사토「그럼 서둘러서 여기 청소하겠습니다! 청소도구 가져올게요오!」

활발히 말하곤 아리사토가 달려갔다.

-인데.



아리사토「으앗!」

위험해! 

내 옆을 지나가는 순간 아리사토기 넘어지는 모습이 슬로우 모션으로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손도 뻗지 못한 채 그대로 얼어 버렸다.

토모아키「으앗!?」

갑자기 얼굴에 차가운 무언가 부딪치며 내 머리에 얹어졌다.

축축하고 먼지 냄새가 약하게 난다…….

아리사토「아야아……어라? 걸레는……?」



아리사토「히이이익! 미안해요, 주인님!」

……걸레다. 

지금 내 머리에 얹어져있는 건 분명 걸레다.

사쿠마「주, 주인님! 무슨 짓을……!」

아리사토「으아……으아……! 저기……아, 안심하세요! 빤지 얼마 안되서 더럽지 않아요!」

사쿠마「그런 문제가 아닙니다!」

아리사토「미안합니다 미안해요!!!」

토모아키「괘, 괜찮아. 깜짝 놀란 것 뿐이야」

아리사토「미안합니다 미안해요 미안합니다!!!」

토모아키「좀……침착해」

아리사토「지,지,지,지금 걸레 치우겠습니다아!」



먼지 냄새가 난 건 걸레뿐이고 물은 확실히 더럽지 않은 것 같다. 난 결벽증도 아니니까 닦으면 그만이다.

사쿠마「지금 닦을 걸 가져 오겠습니다!」



아리사토「으아아아앙! 미안해요, 주인님!」



토모아키「그렇게 오버하지마……조금 젖은 것 뿐이니까

아리사토「하지만……하지만……!」



토모아키「봐봐, 윗도리는 방수되는 재질이라 별일 아니니까. 그치? 내가 화내는 것처럼 보여?」

최대한 부드럽게 말을 걸었다.

아리사토「……화내는 것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상냥한 표정이에요……」

토모아키「그치? 게다가 훌륭한 집사가 되려면 주인님의 앞에선 반듯하게 있어야겠지?」

아리사토「훌쩍……네. 맞습니다」

어린 아이를 대하는 것 같다. 

정신 연령이 겉모습이랑 똑같다.



아리사토「죄송했습니다……청소하겠습니다」

아리사토는 고개를 숙이고 수건을 가져온 사쿠마씨와 엇갈려 떠났다.



사쿠마「부디 용서해주실 수 없겠습니까……」

토모아키「하하. 용서고 자시고 신경안 써

수건을 받아서 가볍게 머리를 털었다. 물기는 충분히 사라졌다. 

윗도리도 어차피 벗을 생각이었으니 아무 문제 없다. 

나를 유리세공 대하듯 너무 어려워한다. (종기 대하듯 의역)

그렇다고 코미네씨만큼 부담 없이 대해도 곤란하지만……。




방에 도착했을 뿐인데 엄청나게 체력 소모한 느낌이다.

뭐, 괜찮은가. 

좀 소란스러워도 같은 생활만 반복하던 지금까지보단 훨씬 재미있으니까.

나는 윗도리를 벗어 장롱에 걸어두곤 복도로 나갔다.






사쿠마「주인님. 마지막 한명을 인사시켜도 좋을까요? 그 사람으로 이 저택 사용인은 끝입니다」



토모아키「응? 상관없지만……」

사쿠마씨는 조용히 근처 방문을 두드렸다.

사쿠마「미조구치씨, 계십니까?」






미조구치「이런, 이거 이거……」



안에서 나타난 건 그야말로 집사같은 차림을 한 인상 좋아보이는 할아버지였다.

할아범! 할아범이다! (일본 드라마를 보면 약간 버릇없는 아가씨 도련님들이 이런 집사를 할아범이라 부른다. 클리셰)

내가 아는 집사 이미지랑 딱 맞아!

미조구치「혹시 전단지를 보고 오신 분입니까? 자자, 어서 안으로 들어 오십시오. 사쿠마, 당신은 나가봐도 좋습니다」



나이로도 집사 중에서 제일 높은듯 하다.

만약 음모같은 내막이 있다면 이 할아버지가 제일 수상하겠지만……。



미조구치「미조구치 토요하루라고 합니다. 지금부터 잘지내봅시다.」



토모아키「아, 마에다 토모아키입니다」

미조구치씨인가……

처진 눈 때문인지 웃는상인 얼굴에서 따스함이 배어 나와 음모론같은건 일찌감치 사라져버릴듯 하다.



미조구치「우선 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그럼, 사쿠마에게는 어디까지 들으셨습니까?」



토모아키「에, 그러니까……일당 30만원이며 카미시로씨라는 사람 대신 주인님이 되서 한 달을 이 곳에서 보내는거랑, 식사와 오가는건 해주시는걸로하고, 자유롭게 행동해도 괜찮다는 것정도인가……?」

미조구치「그럼 이야기는 끝났군요」



토모아키「엣. 이게 전부? 그 밖에는 없는거야? 그, 결정이라든지……」

미조구치「굳이 말하자면 건강을 스스로 해치는 일을 고의로 하지 않는정도입니다. 어떻게든해야 한다면 말리지는 않습니다만……역시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사쿠마씨도 같은 말을 했지. 정말 그저 같이 사는 것만으로 괜찮은가?

미조구치「급료는 매일 지불이 아니라 마지막 날 정산해 지불하는 식입니다. 괜찮습니까?」

토모아키「괜찮아」

최소한으로 가지고있는 돈도 있는데다 이 저택에서 나가지 않으면 내 돈 쓸 일은 없을 것 같으니 상관없다.

미조구치「시간은……그렇네요. 너무 빨라도 너무 늦어도 안좋으……3시에. 30일 오후 3시에 종료하는걸로 합시다」

토모아키「알았어

3, 3, 이라고 기억하면 되겠다.

미조구치「그렇다면 부탁이 하나 있습니다만……이쪽에 이름등을 써주실 수 있을까요」

미조구치씨는 먹지(NCR지. 뒷장에 같이 글씨 써지는 거)가 달린 용지를 내게 건냈다.

용지라고 해도 기입란이 이름과 생년월일뿐이다.

그 밖엔 아무런 칸도 없고 도장이나 지장 찍을 곳도 없으니 계약서는 아닌 것 같은데…….

내가 의아해하는 모습을 눈치챘는지 미조구치씨가 입을 열었다.

미조구치「모시는  이름 한자나 나이를 모르는 사용인따윈 없으니 적어도 최소 정보는 필요하다 생각해 말입니다……」

미조구치「생일을 알 작은 파티도 생각해볼 수 있고 싫으시면 비워두셔도……」

토모아키「생일은 유감이지만 5개월 정도 뒤야. 자, 글씨 못써서 미안해」

나는 이름과 생년월일을 쓴 용지를 돌려주었다.

미조구치씨는 용지를 한 번 확인하곤「감사합니다」라며 그것을 소중히 책상 위에 두었다.

미조구치「그럼 도련님」



토모아키「도, 도련님!?」

미조구치「젊으신 편이라 후계자라는 설정입니다. 설정도 중요하니까요. 그렇지 않으면 사님이라 부르는게 좋습니까?」

토모아키「……도련님이 좋아. 나도 할아범이라고 불러도 괜찮아?」

미조구치「홋홋홋. 마음대로 불러 주세요」

의외로 유머를 아는 할아버지다.

미조구치「제 주 업무는 주인 일을 보좌하는 겁니다만 해외에 가신 이유가 사적인 여행을 위해서라 따라 오지마라고 하셔서」

주인님이라는 건 물론 저택 소유자인 카미시로씨를 말하겠지. 

집사에겐 도저히 알 수 없는 일을 맡긴 채 자기는 해외 여행이라니 혼자만 좋잖아.

미조구치「저도 나이가 들어서 저택 일은 거의 젊은애들에게 맡겨 버린거에요. 한가로히 도련님을 서포트할까 생각합니다」

토모아키「서포트라고 말해도……」

미조구치「이런 할아버지는 별로 힘이 안될지도 모르지만 그러다 할 일이 생기길 바라고 있어요. 지금부터 한달간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미조구치씨는 태평하게 웃었다. 

다른 집사들의 좋은 점만 모아둔 것 같은 사람이다. 

모두 이 사람을 따를 것 같네.



미조구치「그러고보니 도련님」

미조구치씨는 안쪽 주머니에서 봉투를 꺼내 나에게 건넸다.



미조구치「주인님으로부터 편지를 맡아뒀습니다」

……카미시로씨에게서? 나에게? 

나는 편지를 받았다.

미조구치「대리를 세우는 건 주인님 의견이랍니다. 그러니까 와 주신 대리인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전단지는 제 생각입니다만」

미조구치「물론 안은 보지 않았습니다. 자기 방에서 보십겠습니까?」

토모아키「괜찮아, 여기서 볼래」

빈틈없이 접착되있는 접는 곳을 손으로 찢으려 해봐도 여의치않자 보다못한 미조구치씨가 종이칼로 열어 주었다.

새하얀 편지지에 만년필로 쓰여진 것 같은 필기체……

필기체? 영어야 이거?

Lieber……

여, 영어가 아니야!?

……Ich hoffe, ich belaestige dich ni cht…………

읽을 수 없잖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Ich……이치? 

독일어인가!?



미조구치「도, 도련님, 어떻게 된겁니까. 그렇게 떨 만큼 터무니 없는 말이 써 있습니까?」



토모아키「뭐랄까 읽을 수 없어! 맞나모르겠지만 독일어야!」

내가 편지를 돌려주자 미조구치씨는 띵하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새가 새총을 먹다의역)



미조구치「푸앗핫핫핫핫핫!」

터진듯 웃기 시작했다. 

뭐가 우습지. 이건 보통 못 읽어.

미조구치「주인님도 답지않은 일을 하셨네요. 저에게 첫 입니다. 즉시 도련님의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미조구치「이런 편지를 번역하는 것도 제 일이랍니다」

그렇구나, 이해했다. 

미조구치씨가 처음 본 말뼈다귀같은 놈에게도 똑같이 대할 수 있을지 없을지 시험이다. 그리고 내가 주인님으로서 집사를 어떻게 부려야 할지 가르쳐주는 그런 조치다.

만약 이걸 읽을 수 있는 똑똑한 사람이 왔다면 그건 그거대로 주인님에 어울리고. 

쳇. 훌륭한 지식인이 아니라 미안하게 됐네.

토모아키「그럼, 읽어 줄래?」

미조구치「……친애하는 친구에게. 우선, 여기 와대에 감사한다. 부디 내집이라고 생각하고 느긋하게 쉬면 좋겠다」

미조구치「내 개인적인 사정으로 당신에게 폐를 끼쳐 미안하다. 아마 당신은 나를 의심하고 불안해하고 있을 거다. 그러나 친구여. 당신에게 내 전권을 맡기고 싶다」

미조구치씨가 주저하다 다음 문장을 읽었다.

미조구치「……집사에게 어떤 명령을 해도 해고도 당신 마음대로 했으면 한다. 예를들어 저택이 무너져 있해도 당신이 옳다고 판단해 행동한 거라면 나는 모두 받아들이겠다」

토모아키「하아!? 진짜로 그렇게 써 있어!?」

미조구치「네. 직역은 아니지만 틀림없습니다. 저도 놀랐습니다」

……제정신인가?

아냐. 이건 맹세다. 

재산을 걸고 맹세하니까 믿어달라 하고있다.

어째서 그렇게까지해서 다른사람을 고용할 필요가 있지.

카미시로씨를 여기까지 몰아세운 목적이란 뭐야?

일반인을 잡아두곤 이 정도로 재산이 있으니 몸값을 요구할 것 같지도 않고.

……재산이랑 집사 그 자체?

주인을 섬긴다는 미덕을 위해 한시도 개인적인 시간을 주고 싶지 않다던가? 

어느쪽이든 제정신이 아니다.

혹은 집사들에게 계략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카미시로씨가 해외에 있다는 증거도 없다.

들떴던 나 자신을 마음 깊이 반성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여기는 낯선 장소이며 속마음을 알 수 없는 인간 밖에 없다.

백일몽같은 큰 저택. 시중드는 집사들. 

너무나 현실과 동떨어진 사건뿐이라 정신을 뺏겨 경계심을 너무 빨리 풀었다.

이렇게 되면 사쿠마씨가 웃는 얼굴도 코미네씨가 허물없는 태도도 이치노세의 그 초연한 분위기도 아리사토의 순진함조차 왠지 두려워졌다. 

토우도의 괴력 따윈 말할 필요도 없다.

뒤숭숭할지도 모른다는 건 각오했으니 남자로서 이제 와 도망가진 않는다. 

하지만 긴장감을 가져야 겠어.

미조구치「……아직 더 있습니다」

토모아키「읽어줘」

미조구치「만약 당신이 노인이라면 부디 몸 조심해 주세요. 만약 당신이 여자라면 한층 더 아름다워질 수 있겠지요」

미조구치「만약 당신이 젊은 남자라면 제 상상을 초월하는 사치를 부려 주시길. 만약 당신이 학생이라면 학업을 게을리하지 마시오

미조구치「나와 당신에게 이 긴 휴가가 최고의 추억이 되길 바랍니다」

……미사여구나 늘어놓다니……。

좋아. 

그쪽이 그런 마음이라면 꼬리를 잡을 때까지 사기극에 어울려주지.

미조구치「……마지막으로 이 편지를 읽을 수 없을 경우엔 미조구치라는 사람에게 번역시키세요」

토모아키「그걸 독일어로 쓰면 어떻게해에에에에!!!」

미조구치「이 편지 내용은 나중에 아래 사람들에게도 전달하겠습니다」

토모아키「독일어는 미조구치씨에게 물어보라고?」

미조구치「도련님이 인사권부터 다른것까지 전권을 장악 하고 있다는 거요. 문제있는 녀석들 뿐이라 좋은 약이 될겁니다. 있는 힘껏 명령해 단련시켜주세요」

토모아키「미조구치씨는?」

미조구치「……노인네에겐 너그럽게 대해주시길 바랍니다」

토모아키「하하. 잘 둘러대네……」

(똑똑)

사쿠마「주인님. 식사 준비가 됐으니 편하실 때 식당에 와주세요」

사쿠마씨 목소리다.

나에겐 꽤 이른 저녁이지만 주방에서 맡은 요리 냄새를 생각하자 나도 모르게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그러고보니 아르바이트에서 해고 당하고나서 어수선해서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오랫만에 패밀리 레스토랑 식사가 아닌 걸 먹을 수 있겠다.

……잠깐. 

독이 들어있다던가……。

드라마를 너무 봤나. 

뭐, 만약을 위해 누군가에게 독이 있나없나 확인시키면 된다.

나는 곧 바로 식당으로 향했다.




주방이 넓으니까 식당도 상당히 넓을 거라 예상했지만 이건 그 이상이다. 

금방이라도 파티가 열릴 수준이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단어는『마지막 만찬』. 왜 그런 불길한 걸.



코미네「어! 토모짜……」



코미네「주인님. 이쪽 자리로 오세요」

입구에서 제일 먼 상석에 앉았다. 

혼자 앉기엔 너무 큰 식탁이다.



토모아키「집사들도 함께 먹는 거야?」



사쿠마「그런, 황송합니다. 저희 식사는 각각 주방이나 자기 방에서 먹게 되어있습니다」

토모아키「여기서 모두 다 같이 먹자」



코미네「엣?」



토모아키「자, 다들 불러. 그……이건 명령!」

첫날이니 내 환영 파티라 생각하고 동석해달라 설득해 저택 사람들을 집합시켰다.

순서대로 나올 예정이었던 요리도 지장 없는 범위에서 다같이 줄서서 마음대로 덜어 먹도록 세팅했다.

확실히 만찬이란 분위기다. 

하지만『마지막~』으로 만들 생각은 없다. 

각자 마음대로 먹으면 독이나 약도 쓸 수 없을거다.

모두 입에 넣을 때까지 상황을 보며 나도 먹기 시작했다. 

우선 알록달록한 케이크같은거.

……맛있어! 

새콤달콤하달까, 달콤하달까. 

이게……뭐지. 테린이라 했던가?

이건……요리이름은 모르겠지만 돼지고기 삶은 거?

……아, 이 향기. 

이치노세가 따 온 허브랑 같은 향이 난다.

마, 맛있어!! 진짜 부드러운 고기다! 

베어 문 곳부터 풍부한 육즙이 퍼져나와 혀가 녹을 것 같아!

앗, 샐러드에 꽃이 들어가 있네!? 

저것도 먹을 수 있는건가? 신경 쓰여……。

저 소스가 뿌려진 고기도 먹고 싶다! 조금 먼데. 누가 건네줬으면……。

아니, 잠깐! 

모두 입에 넣는 걸 확인하고 나서……。

……에에잇, 이제 됐어! 나는 먹을거야!

예절을 지킬 여유가 없다. 정신없이 게걸스레 먹어치웠다.



토모아키「한 그릇 더! 그리고 저거랑 저것도!」



코미네「주인님, 진짜 맛있게 드시네요. 굉장히 기뻐요」 

(얘가 사투리가 심합니다. 원래 저 우레시이 앞에 스곳쿠가 붙는데 ものごっつ 이게 칸사이벤입니다. 경쾌한(혹은 경박한) 성격도 함께 나타나는거라 표현하고싶은데 제 능력으로 불가능하니 게임 즐기실 때 알아주세요.)



토우도「우물……진짜 맛있군요」

(얘는 중간에 ㅅ받침이 많이 붙는데 엄청 강직한 느낌을 주는 말투입니다. 마찬가지로 성격을 표현하는 거라 번역을 살리고싶은데 불가능하니 게임을 즐기실 때 참고바랍니다.)



아리사토「으아아앙! 토우도씨 너무 담아가세요오! 그거 몇접시째에요―!」

(아리사토는 에요오 같은 느낌으로 말꼬리를 잘늘립니다. 이건 표현이 가능해 생략하지만 해석할 때 까먹을 수도 있으니 게임을 즐기실 때 그런 캐릭터라는 걸 참고바랍니다.)



이치노세「……한 그릇 더」



사쿠마「여러분, 조용히. 주인님께서 차분히 식사 하실 수 없잖습니까



코미네「무슨 말이에요! 주인님 환영회니까 여기선 팟하고 즐기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지!」



토모아키「응, 괜찮아. 이번엔 예의 안져도」



미조구치「역시 도련님. 아, 저도 한 그릇 더 먹겠습니다」



사쿠마「…………」

토우도「코미네씨 밥은 언제나 정말 맛있습니다. 아, 그거 덜어갑니다」

아리사토「오늘은 일인분씩 나눠져있지 않으니까 적당히 해주세요오! 주인님 몫이 없어져 버려요―!」 (접시가 각각이 아니니까 의역)

코미네「아-이제-정말, 요리사로서 여한이 없어요―. 눈물이 앞을 가린다. 아, 아리사토, 포크 지금 떨어뜨렸어

이치노세「……한 그릇 더」

이런 떠들썩한 저녁식사가 몇년만인지. 

마무리는 물론 약속대로 케이크 한 홀이다.



코미네「장미 열매로 만든 로제·샴페인, 모듬 젤리, 무스·블랑쉐입니다」

제법이네. 좀 다시 봤다.

맛있는 밥은 정말 위험하다. 

식사중엔 내 머릿속에서 완전히 의심의 싹이 사라져버리니까.

그치만, 맛있었어!






이제 배불러서 못 움직이겠다. 

침대에 몸을 던지자 꾸벅꾸벅 졸음이 덮쳐 왔다.

졸면서 카미시로씨에대해 생각했다.

나는 원하는 대로 주인님 행세를 하며 전력으로 사치 부리려 한다.

당신은 재산을 걸었다. 

나에겐 재산도 지위도 없다. 

그럼 뭘 걸지?

만약 정말 집사를 해고 하거나 저택을 확 무너뜨리면 급여를 받긴 커녕 최악의 상황에선 목숨이 노려질지 모른다. 

그러다면 나는 목숨을 걸었다. 그렇게 해 두자.

나는 이 스릴 속에서 분명히 바뀌리라.

승리도 패배도 없는 게임이지만 서로 최고의 추억으로 하지 않겠냐니.




눈을 찌르는 빛이 너무 눈부셔서 억지로 꿈속에서 끄집어내졌다. 이불을 다시 써도 시야는 하얗고 눈 뒤가 찌릿찌릿 아프다.

……아침이다. 아직 좀 잘 수 있다.……

내가 언제 커텐을 열어놨지?……

이상하네? 이불이 너무 부드럽다.



미조구치「좋은 아침입니다



토모아키「우와아아앗!?」

내 방에 누가 있어! 

아냐, 모르는 방이야!

눈에 비치는 걸 천천히 정리했다. 

벽이 멀다. 천정이 높다. 반짝거린다. 

2인용 침대……부,부, 붉은 카펫. 

모르는 할아버지……가 아니라 미조구치씨.

그래, 그래. 생각났다. 

나는 이 곳의 주인님이 됐다.



토모아키「……좋은아침……미안, 너무 비몽사몽해서. 아-……깜짝 놀랐다……」



미조구치「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벌써 점심시간이 되갑니다 뭔가 드시겠습니까?」



토모아키「……가볍게 먹고 싶어. 토스트나 우유같은……아-……세수해야지……」

미조구치「세면장은 아십니까?」

……응-……응-……?



미조구치「도련님, 도련님? 일어나계십니까?」

미조구치씨가 세면장까지 데려가줘서 얼굴에 찬물을 끼얹은 후에야 겨우 머리가 맑아졌다. 

자랑은 아니지만 잠드는 건 잘하는데 일어나는 건 못한다.

토스트와 우유를 방까지 옮겨줘서 침대 위에서 덥썩 베어물었다. 메뉴는 평범한데 우아한 느낌.



미조구치「상당히 지치셨나봅니다. 옷 입은 채 주무시고」

저녁식사 후 바로 쓰러진 채 그대로 자 버렸던가. 

정오 쯤 일으켜달라고 부탁했던 것과 잠결에 청바지만 벗은게 기억난다.

잘 보니 이불에 엉켜있는 건 청바지뿐 아니라 꾸깃꾸깃해진 잠옷도 있었다. 

전혀 몰랐다……침대 위에 준비되 있었나. 나쁜일 했다.



토모아키「잘 먹었습니다」

미조구치「도련님, 오늘 뭐 하실 예정입니까? 도와드릴 일이 있으면 뭐든지 말하세요」



토모아키「아니, 오늘은 아무 일도 없어. 일이라고해도 내 직업은 학생이고」



미조구치「이런, 학생이셨습니까」

토모아키「응. 일단 대학생. 가는 것은 일주일에 2번이고 동아리도 안해서 마음 편하지만」

미조구치「어느 대학이십니까? 수업은 무슨 요일입니까? 시간은?」

토모아키「리츠오대학교. 수업은 월, 수. 둘 다 일어나는 시간은 이 정도」

미조구치「그렇군요, 파악했습니다. 학업지원도 집사의 의무. 통학은 맡겨 주세요」

별로 상관없는데. 

여기 있는 동안 갈 생각 없고.

……잠깐만. 

수업은 그렇다쳐도 레포트 잊고 있었다. 

한달간이나 한번도 쓰지않고 내버려둘 수는 없다.

노트북이 필요하다. 

그리고 비상시에 대비해 휴대폰 충전기도.

토모아키「저, 저기 집에 뭐 두고 왔는데……가지러 가도 될까. 중요한건데」

미조구치「그거 큰 일이군요. 바로 가지러 가세요」

……에? 괜찮아? 

이렇게 쉽게 내보내줄줄 몰랐다.

'자유를 뺏지 않는다'는 진짜였나.

미조구치「자동차를 준비시킬까요?」

토모아키「괘, 괜찮아. 전철로 바로니까

미조구치「그렇습니까. 그럼, 현관까지 배웅하게 해주세요」



미조구치「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조금도 말리지 않고 풀려났다. 

정말 내가 돌아온다고 끝까지 믿고 있다.

………………。



토모아키「……미조구치씨」



미조구치「호. 왜그러십니까?」

토모아키「역시, 차 준비시켜줄래?」




(부르릉)

미조구치씨가 모는 검은차(아마 리무진)로 아파트에 도착했다. 

내 서투른 설명에도 불구하고 미조구치씨는 주변 지형에 밝고 운전 기술도 대단했다.

돌아온 김에 냉장고 콘센트를 뽑았다. 어차피 안엔 말라 붙은 양배추 밖에 없다.

나는 가방에 노트북과 여러가지를 담아 방을 나섰다.






아리사토「앗. 다녀오셨어요 주인님! 짐 받아드리겠습니다!」



토모아키「아니, 괜찮아!」



아리사토「…………」

안엔 전자제품이 있다. 

어제처럼 넘어져서 떨어뜨리면 못 참을거다.



미조구치씨와 함께 방으로 돌아가 책상 위에 가방을 올려뒀다.



토모아키「살아났어. 노트북 없인 아무것도 못하니까」



미조구치「도움이 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미조구치씨는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대답했다. 

싫은 내색 하나 없이 나를 위해 움직였다. 아주 조금 내가 어떤 입장지 알 것 같다.



미조구치「그럼 도련님, 오늘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우선 자기 집이라고 생각하시고 느긋하게 쉬는것부터 시작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음대로 해주세요」



:
Posted by 투바크

사쿠마 쿄이치 배드엔딩(이라는 이름의 순애루트)를 보고 즐기시면 더 재밌습니다. ^^ 




사쿠마「주인님, 주인님」

사쿠마「안녕히주무셨어요. 아침입니다. 아침밥은 어떻게하시겠습니까?」



토모아키「......우웅? 으응..... 좋은아침, 사쿠마씨.....응 먹을래.... 음냐....

후훗

제 하루는 이렇게 멋진 동거인을 깨우는걸로 시작합니다.

잠을 잘 못깨는 동거인. 자는 얼굴이 아기같은 동거인. 바로 일어나진 않아도 결국 커피 향에 유혹되어 「좋은아침」이라며 거실로 나오는 동거인.

토모아키가 저희 집에서 살게된지 벌써 며칠이나 지났습니다.

하나 둘씩 토모아키에대해 알아갈 때마다 전에없을 평온한 감정이 느껴집니다.

「상정할 수 있는 한도부터 상황을 대비한다」 이는 집사 때부터 습관화된 흔적입니다, 아니 이제 버릇이라고 말하는 게 맞겠지요.

이 버릇은 물론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많지만 이번만큼은 제 마음을 몹시 괴롭혔습니다.

이 멘션은 토모아키의 아파트와(일본 아파트는 원룸같은 느낌입니다.) 대학, 제 직장. 모든 장소에 교통이 편리한 환승역 근처입니다. 그런 장소를 택했습니다.

조용하고 볕 잘드는 3LDK(방 3개+거실+식당+부엌)는 혼자 살기에 너무 넓습니다.

그날 토모아키가 흘린 눈물을 잊을 수 없었어요.

저택에선 주인님에게 괴롭힘 당하거나 죽고싶을만큼 부끄러운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주인님 눈에 비치는 저는 집사로서 굉장히 한심한가... 미움받고있는걸까 고민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 이상으로 한달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저는 완전히 토모아키에게 애정을 갖게되었습니다. 곁에 있고 싶고 계속 함께 지냈으면 바라게되서…..

......토모아키도 저를 좋아한다고 했으니까

그 말만 믿고 여기까지 왔는데.

토모아키 곁에 계속 있으려면 어떻게 하면 될까. 네. 집사를 그만두는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나머지는 토모아키를 맞이할 수 있는 넓은 방과 안정된 수입이 필요합니다.

그렇지만 준비를 진척시키자면 물론 또 하나의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토모아키가 말한 「좋아해」란 말에 아무 의미도 없었던게 아닐까.

그 눈물은 정말 먼지가 들어갔을 뿐인건 아닐까.

내 일 같은건 이제 잊어 버린게 아닐까.

함께 사는 것 따윈 아무래도 받아들일 수 없지 않을까.

굉장히 무서웠습니다.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불안을 없애기 위해 열심히 일했습니다. 토모아키에게 연락할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정말 돌연……갑자기 토모아키 앞에 나타나는게 되버렸습니다.

정말 놀라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기막혔을지도 모릅니다. 기분나빴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토모아키는......



토모아키「흐암~좋은아침. 맛있는 냄새」



사쿠마「안녕히 주무셨어요. 정말 좋은 타이밍이네요. 곧 토스트가 구워져요. 그 사이에 세수해서 깨끗하고 상쾌해지는게 어떻습니까?」



토모아키「네~에

토모아키는 대학 수업이 없는 날이라 원래 좀 더 자도 되는데 아침을 같이 먹으려 일어나달라 부탁드렸습니다.

함께 사는 걸 받아들여줬을 뿐 아니라 제 생활에 맞춰주는 것에 미안함보다도 기쁨이 크다는 사실.

저는 완전히 제멋대로가 되 버린 것 같습니다.



토모아키「있잖아. 사쿠마씨. 아까 나를 또 『주인님』이라고 불렀지」

흐트러진 머리를 정돈하곤 개운한 얼굴을 한 토모아키가 테이블로 나오며 말했습니다.

저는『주인님』이라 말했나요?



토모아키「이젠 주인님이 아니니까 말야……. 뭐야? 역시 『주인님』인 내가 좋았어?」



사쿠마「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어떤 토모아키라도 함께 있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주인님』이라 불렀으니까 무의식적으로……」

토모아키「아. 봐봐, 그것도. 『저(와타쿠시. 일상에선 잘 쓰지 않는다)』래. 회사에선 부자연스러우니까 『 나(와타시.)』로 고치지 않았어? 역시 아직 집사에 미련 남았지……

아아, 그런 근심 어린 표정은 짓지 마세요. 미련따위 없습니다. 정말 무의식적입니다.

사쿠마「토모아키라면 저를 꾸며내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자 앞서 마음이 풀려버렸습니다…정말 정말 무의식적인거에요?」



토모아키「흐-응. 그래. 그렇구나.... 마음이 풀려버린건가. 뭐, 그렇다면 그... 괜찮아. 존댓말도 본 기본적으로 그런거니까...사쿠마씨라고 블러버릴것 같지만」

사쿠마「후후, 토모아키이야말로 사쿠마 씨』라고」



토모아키「아. 진짜다.……. 지적해놓고..미안. 쿄, 쿄이치.....」



사쿠마「아니오. 토모아키가 마음대로 부르세요.」

토모아키도 마음을 풀고있다고 생각하는게 기쁘니까.
오늘 아침은 토모아키가 좋다고 해준 호텔 브랜드 토스트(제 추천입니다), 콘 포타주,
토모아키가 마음에 들어하는 바삭바삭한 베이컨, 계란 프라이, 토마토 샐러드.
그리고 핫 커피.
익숙치 않은 브랜드를 고릅니다.
커피나 홍차는 저택에 있을 때, 주인님께서 좋다고 해 주신 것 중심입니다.
허브티류는 주인님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게 대부분이라 구비하지 않았습니다.
베이컨을 축 늘어뜨린 채 입술로만 후루룩거리며 먹는 토모아키.
후후 별로 품위있는 식사 예절은 아니지만요?
제가 집사장이고 눈앞에 있는 사람이 부하였으면 철썩거리며 나무라고있겠죠.
하지만 그런 일은 이제 이 곳에선 아무래도 좋습니다.
토모아키와 제가 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맛있게 밥을 먹는 토모아키를 바라보기만해도 자연스레 미소가 지어집니다.
집에 있을 땐 못한 밥과 빨래, 청소....모두 담당할 수 있으니 무척 행복한 것 아닌가요.
그 대신 하루 종일 곁에 있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집을 나서야 합니다.
저는 먹은 식기를 치우려 일어섰습니다.


토모아키「아아, 괜찮아. 내가 나중에 할게

저는 조금 고민했습니다.
토모아키를 위해 일하기가 함께 있는 교환 조건인데 게으른 놈이라 생각되지 않을까요?
답하기 난처해하다보니 토모아키가 척척 그릇을 겹치기 시작했습니다.
토모아키「괜.찮.으.니.까 가끔은 나한테 시켜. 아니, 하고 싶어!」
아아, 저는 행운아입니다.
사쿠마「그럼 정말 죄송하지만 부탁 드립니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토모아키도 수업 열심히하고 대학교 오갈 때 조심하세요. 다녀오십시오」 (제가 잘못봤나하고 다시 봤는데 다녀오겠습니다 아닙니다. 오후 수업 잘다녀오라는 것 같아요.)



토모아키「응. 일 열심히 해. 네, 다녀오세요!」

토모아키 스스로도 개인적인 시간은 필요하다며 제가 일하러 가는 걸 응원하고 있습니다.
소중한 사람이 웃는 얼굴로 배웅해주고 소중한 사람과 생활 유지 할 돈을 번다...얼마나 알찬 나날인가요.




만원 전철이라는 것도 겨우 익숙해졌습니다.

집사를 그만둔 저는 IT계 기업 사원이 되어 작지만 회사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카미시로 저택을 떠날 즘, 정말 고맙게도 미조구치씨가 다음 취직처를 소개해 준다고 했지만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카미시로님으로부터 졸업이라고 할까요?

귀국 후 카미시로님은 종종 저희에게 여기서 계속 집사를 할 필요는 없」며 넌지시 말했습니다.

그리고, 카미시로님 본인 입에서 분명히 『퇴직』이란 두 글자가 나오곤 저희 사용인 고용을 검토하겠다 말했을 때 제 마음속에 있던 건

「나만은 남아야지가 아니라

 자리는 이제 여기가 아니야 였으니.

또, 반쯤 반항심이 생긴게 적지 않을지 모릅니다.

카미시로 그룹과는 라이벌 관계에 해당되는 기업을 택한 것도 아버지에게서 자립하는 자식같은 기분이었어요.

단지 지금까지처럼 누군가의 심부름꾼이 아니라. 『사쿠마 쿄이치』라는 한 인간으로서 사회에 나오는 건 매우 불안하고 마음이 놓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인사과에서 괜찮은 인격의 소유자라며 저를 채용할만한 인물이라 인정해 줬지만...

제 지금 일은 외국인 고객을 위한 통역, 해외의 프레젠테이션 및 리포트 번역등입니다.

다행히도 제가 화신(현재신)이 되었습니다. 영어를 비롯해 몇개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과 집사 시절 갈고닦은 접객 능력이

지금 회사가 주력 중인 해외시장 사업 확장에 도움이 된 겁니다.

전 집사라는 경력은 숨기지 않고 이력서에 기재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남에게 말할 수 없는 공백 기간이 7년이나 있는 사람이 되버리니 쉽게 믿기엔 마뜩찮아요.

다만 현역이든 전이든 고용주에대한 모든 정보는 집사에게 절대 비밀 사항입니다.

그런데 제가 일하던 집이 카미시로 저택인 것은 금방 조사되었습니다.

처음에 카미시로 그룹에 대해 어떤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가르쳐 달라고 강요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해외에 창구가 되는 기업은 카미시로 그룹 계열도 적지 않아서 저희 회사에선 무슨 일이 있어도 적을 꺾고 싶어했습니다.

그러나 결코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털어도 먼지 하나 나오지 않습니다. 저도 전집사로서 자존심이 있습니다.

그게 오히려 제 신뢰도를 높인 것 같습니다.

지금은 중요한 프로젝트도 기획 단계서부터 인원으로 선발되거나 비밀 서류 등을 맡기고 받기도 합니다




점심 시간입니다.

식당에서 점심을 먹은 후에는 반드시 이 휴게실에서 숨을 돌리고 있습니다.

조용히 좋아하는 차를 마실 수 있는 것도 좋은점 중 하나지만 아직 완전히 친해진 동료가 없는 저에게 동료들도 자주 이용하는 이 휴게실은 교류하는 계기가 됩니다.

토모아키도 지적한 적 있는데 역시 저는 보통사람보다 딱딱해서 말걸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합니다.

유행하는 이야기도 아직 알아듣지 못 합니다.

토모아키는 경쾌하고 밝고 무척 매력적이니까 친구가 많은 것도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토모아키처럼 『친숙한』 분위기가 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토모아키는 제 목표이자 동경입니다.

지금 토모아키도 점심시간일까요. 냉장고 안에 샌드위치가 들어있습니다만......

바로 컵라면 하나로 때우려 하니까...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니까요?

진짜로 그렇게 말하면 사쿠마씨는 모르겠지만 일반인에게 인스턴트 식품은 어엿한 음식이자 즐거움이야!라고 혼나버립니다만…….

저도 컵라면이나 패스트 푸드를 먹어 본 적은 있습니다. 맛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그건 가끔이니 맛있는 거지 완전 주식으로 하는 건 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잠시 휴대폰을 꺼냈습니다.

대기 화면이 켜지자 저도 모르게 표정이 풀어집니다.(눈꼬리가 쳐지다 의역)

제 대기화면은 토모아키 사진으로 설정했습니다(토모아키는 기분 나빠라고 했지만......)

약간 이쪽으로 고개를 돌린 채 웃으면서 브이를 하고 있는 주인님. 이상하게도 초여름 같은 상쾌함을 느끼게 하는 사진입니다.

제가 힘이 됩니다,라고 말씀드리자 마지못해 이대로 두는 걸 허락하셨습니다.

거짓말이 아닙니다.

토모아키의 미소는 건강미 넘쳐서 보고 있으면 왠지 힘이 납니다.

여직원아, 사쿠마 씨. 수고가 많으시네요

휴게실에 들어온 여직원이 저를 발견하곤 말을 걸었습니다.

자, 쿄이치. 

『 일상 회화 』 중요합니다. 상냥하게.



사쿠마「수고하십니다. 노미야마씨. 오늘 A정식은 흰살 생선구이가 굉장히 맛있었어요.」

여직원「저도 A정식 사먹었어요. 맛있었죠~! 앗, 차. 제 것 타는김에 새로 가져올게요-?」

빈 컵을 깨달은 노미야마씨가 탕비물품을 가리키며 말했습니다.

아니요 차라면 제가....라고 말하고싶지만 이런 경우엔 고분고분하게 부탁하는 쪽이 자연스러운 걸 생각해냈습니다.

간단하게 답례를 말한 뒤 부탁합니다」라고 인사했습니다.

여직원혹시 괜찮다면 함께 차 마셔도 좋아요?」

두 사람 몫의 차를 우려 온 노미야마씨가 합석을 제안했습니다.

거절할 이유가 없습니다.

이것도 일자리에선 중요한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기꺼이 자리를 손으로 가리켰습니다

여직원그런데 사쿠마씨~. 조금 전에 휴대폰 보고 왜 싱글벙글 하신 거에요? 여자친구한테서 문자 왔나요?」



사쿠마「엣. 시,싱글벙글.... 하고 있었나요? 아뇨. 그냥 사진을 봤을 뿐....」

열려있는(게임이 폴더폰시절에 나왔어요) 휴대폰엔 아까처럼 토모아키 사진이 띄어져 있습니다.

여직원아, 여자친구가 아니었네요」

사쿠마「여, 역시 남자가 이런 사진을 대기화면으로 하는 건 이상한가요?……」

여직원그렇지 않다고 생각해요-. 제 남자사람친구도 쟈니스 소속 아이돌(J계 유닛 의역. 쟈니스는 SM같은 엔터테이먼트)이나 아이돌 밴드(V게 밴드 의역. 비쥬얼 밴드 줄임말)같은 거 대기화면으로 하는 사람도 있고-.

???

여직원멋있네요. 본 적 없는데 모델이나 연극배우인가요? 대기화면으로 할 정도로 팬인가봐요!」

???



사쿠마「동경이라고 할까, 목표라고 할까....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지만 조금이라도 버팀이 된다면-. 언제나 응원하고 있어요」

여직원「헤에-! 유명해지면 좋겠네요」



사쿠마「엣.... 으-음.... 유명해지면 조금 곤란한데요.」

여직원「아-앗! 알아요, 알아요! 유명해지면 좋겠지만 유명하지 않으니까 응원하게 되는 거!」

???

여직원왠지 의외네요, 사쿠마씨도 그런 일 한다니 조금 친근함 느껴져요!」

잘됐다. 친밀감을 느끼셔서.

일보 전진이네요! 길었던 하루가 겨우 끝났습니다.



일에서 해방된 저는 귀가를 서두릅니다.

근처에 24시간 영업하는 마트가 있어서 장보는 덴 불편이 없습니다. 하지만 예정보다 조금 늦어 버렸습니다.

분명 배고파하고 있을게 틀림 없습니다.





사쿠마「다녀왔습니다, 토모아키! 기다리게 만들어서 죄송합니다!



토모아키「어서 와, 사쿠마씨. 전혀 기다리지 않았어. 항상 늦게까지 수고가 많아.」



소파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음에도 일부러 일어나서 맞아 줄 뿐 아니라 따뜻한 위로의 말까지....

피로따윈 한번에 날아갑니다.



사쿠마「배고팠죠. 바로 저녁 준비 할게요」

토모아키「거들게. 뭘 하면 돼?」



사쿠마「감사합니다. 하지만 괜찮아요. 편히 기다려주세요.」



토모아키「그래」

주인님은 다시 소파로 돌아가 느긋하게 쉬기시작했습니다.

릴렉스 한 채 약간 예의 없는 자세.

긴장따윈 조금도 없는 표정.

아아. 또 외투나 잡지를 늘어놓고…….

후훗.

당신이 그 곳에 그렇게 있어주는 것만으로 제가 얼마나 기쁜지.

급히 옷을 갈아입고 저는 부엌에 섰습니다.

막상 보니….

밥은 예약으로 이미 다 지어져있었습니다.

수고를 덜었네요. 시간이 줄었어요…….

돌아오는 길에 오면서 머릿속으로 구성한 식단을 재빨리 마무리합니다.

닭고기 소테. 감자 샐러드.

가리비와 야채로 만든 중국식 수프.

어젯밤 담근 무 겉절이.

그리고 역 앞 케이크 가게에서 눈에 띄여 산 치즈 케이크. 이건 디저트예요.



토모아키「와. 맛있겠다」

제가 부르기도 전에 토모아키는 다 차려진 식탁을 알아차리곤 테이블로 다가왔습니다.

넓은 저택에선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지금 이렇게도 저와 주인님의 거리는 가깝습니다.

밥솥에서 밥을 푸고 있자 제 뒤에서 어느새 자기 밥그릇을 든 토모아키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쿠마「네. 주세요. 가득 드릴까요?」



토모아키「응? 내가 할게.



사쿠마「후후. 괜찮아요. 먼저 앉아 계세요. 디저트로 치즈 케이크도 있으니까요. 기대하세요.」



토모아키「............응」

아아…… 그정도로 배고팠군요……. 미안해요 토모아키.

하지만 시간이 늦었다고 토모아키에게 한소리 들은 적은 한번도 없습니다.

너무 어려운 건 만들 수 없지만 그래도 토모아키는 항상 맛있게 잘 먹어 줍니다.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면서 식사를 했습니다. 토모아키와 살게된 뒤로 오랜만에 즐겁다고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화제는 맛 평가(오늘도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대학에서 일어난 사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최신유행같은 것도 가르쳐줍니다. 그래서 식사하는데 걸리는 시간까지 크게 바뀌었습니다.

저택에 있었을 땐 얼마나 빠르게 업무로 돌아갈지가 중요했습니다. 예외가 있는게 아니면 식사란 활동 에너지를 보급하는 작업으로만 여겼습니다.

식사도 일과 중이라 여겼어요.

혼자가 되고 나서도 한동안 그 습관은 계속되었습니다.

토모아키와 살게 된 후 느긋하게 식사를 즐기게 됐습니다.

즐거운 건 대화 뿐만 아닙니다.

아침에 바쁜 시간과 달리 가까운 곳에서 유유히 토모아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게 무척 기쁩니다.

반찬을 먹은 뒤 입에 쌀밥도 밀어넣어 정말 맛있다는듯 부풀어 오른 뺨을 움직이는 토모아키.

건강하게 먹는 걸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사랑스럽다……고 생각합니다. (토모아키가 공맞니다)

그렇게 말하면 분명 실례라며 도리어 화를 내겠지만.

이런.

너무 빤히 보고 있어도 혼납니다.

원래 저는 빨리 먹는 편입니다. (식사를 즐기는 것과 거리가 멀다 의역)

토모아키 속도에 맞춰 거의 동시에 다 먹었습니다.

토모아키「잘-먹었습니다.」

사쿠마「네. 반찬이 변변치 않았지만 감사합니다. 욕조에 물 받아뒀어요. 먼저 들어가세요」 (변변치않지만 잘먹었습니다 의역)

토모아키「아, 내가 나중에 들어갈게. 하는 김에 청소할테니까」



사쿠마「엣!? 아니, 아니에요! 그런 일은 할 수 없습니다. 제가 할테니까.」

토모아키「그치만.....」

사쿠마「고맙습니다. 마음만으로 충분합니다. 저는 좋아서 하고 있으니까 마음 쓰지말아주세요?」

토모아키「나, 그정도로 도움이 안되나……. 뭐, 도움 안되겠지…….청소도구 있는 장소라던가 잘 모르니까……」

아아, 무슨 소리예요.

아직 수납 장소를 모르는 곳이 있었다니…….

그동안 불편했을게 틀림없어요.



사쿠마「죄송합니다, 토모아키. 나중에 각각 넣어 둔 곳을 알드릴게요」

토모아키「아, 아니, 별로 괜찮아. 목욕 갔다올게」



사쿠마「네. 현기증 나거나 발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세요. 수건있는 장소는 아시나요?」

토모아키「응, 아무래도 그 정도는 알아…….그럼 먼저 할게」

최근 토모아키가 종종 가사 분담을 요청합니다. 그건 제가 부족한 점이 있기 때문일까요...

토모아키가 말한 『도움 안된다』? 

저는 그 말의 의미를 잘 모르겠습니다.

토모아키에게 무슨 일을 시키기 위해 부른게 아닌데.

굳이 말하자면 함께 있어 주는 것만으로 행복한 기분이 되는게 『도움 된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조금 다르군요

아무튼 물건 두는 장소는 더 쉽게 정리하도록 합시다.

토모아키의 방은 완전히 빈 방이었으니까 토모아키 취향을 찾아보고 가구를 배치하긴 했지만 다른 공간은 저 혼자 만들어 버렸습니다.

토모아키는 상냥해서 너무 그런 말을 안하네요...

하지만 청소도구부터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려하다니 집사일 땐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제야말로 이런 정보까지 공유 할수 있습니다.

정말 기쁩니다. 벽 너머로 들리는 물소리가 그 마음을 강하게 만듭니다.

눈부실정도로 온화하지만 틀림없이 시간은 흘러갑니다

모든 게 꿈이었던게 아닐까, 눈을 뜨면 문득 불안하기도 하지만 토모아키 방으로 깨우러 가면 천사 같은 얼굴로 자는 그가 저를 맞아 줍니다. 

이 얼마나 행복한 날들인가요.



(진짜로 토모아키가 공입니다. 다음 편에 씬나옵니다. 혹시 토모아키수 파시는 분 계시면 같이 파요.)

번역기가 안되는 게임이라 전부 손으로 치니 천천히 갑니다.

:
Posted by 투바크

앞부분 - OP http://otomebl.tistory.com/4

캐릭터 색깔 리뷰 참고 : http://otomebl.tistory.com/3?category=996914

마에다 토모아키 (前田 智明)   |   사쿠마 쿄이치 (佐久間 恭一)

이치노세 토우야 (一ノ瀬 冬夜)    |     코미네 료지 (小峰 良次)

토우도 아키 (藤堂 亜毅)      |       아리사토 카즈마 (有里 和馬)

미조구치 토요하루 (溝口 豊治) | 하나무라 사야카 (花村 さやか)

아오키 코마치 (青木 小町)              |                타카스 (鷹栖)




금속 특유의 철컹거리는 중저음이 울리면서 단단해 보이는 문이 닫혔다. 아 이제 되돌릴 수 없다. 과연 지옥의 문일까 천국의 문일까.

현관까지 수십 미터는 될 법한 넓은 정원. 좌우 한쌍으로 심어진 큰 소나무는 그 가지모양이 마치 용과 같아 성을 지키는 지키는 파수꾼의 화신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도대체 여기서 뭘 시키는 걸까. 긴장되서 목이 바짝 타들어갔다.



???「주인님」



토모아키「히얏!?」

갑자기 말을 걸어와 이상한 소리를 내 버렸다. 나 말이야!? 맞지!?

사쿠마「말씀 드리는 게 늦었습니다. 저는 집사 사쿠마 쿄이치라고 합니다. 잘 부탁 드리겠습니다

…………응?

시원스레 이상한말 하지 않았나요?……집사?

그런가! 파티장 차림인 건 집사니까 그런 건가. 그렇다면 납득이 가지만. 응.

……은, 뭐야 그게! 집사!?

그런 거 만화나 게임에서 밖에 본 적 없어! 거기다가 집사라고 하면 대체로 할아버지에 한쪽 눈에만 안경 쓰고 있잖아!



토모아키「에, 저기……집사라구요?」

나도 멍청한 질문인 건 알지만 달리 뭐라해야할지 모르겠다.

사쿠마「네. 주인님의 일상생활을 시중 드는 것이 저희들 역할입니다. 주인님은 지금부터 한달동안 이 쪽 저택에서 보내 실테니 필요할 때 뭐든지 말씀하세요」

뭐? 잠깐 기다려. 사쿠마씨는 상쾌하게 웃는 얼굴로 터무니 없는 말을 늘어 놓았다.

한달을 여기서 보낸다!?

아까부터 이야기를 따라갈 수 없어서 한층 더 혼란스러워졌다. 침착해라, 나.

나는 주머니에서 꾸깃꾸깃해진 전단지를 꺼내 내용을 다시 확인해 보았다. 확실히 기간은 1개월, 앉아만 있어도 상관없다고 써 있다……。

하지만 감금할 줄은 예상 못 했다!

사쿠마씨는 시시각각 표정이 변하는 나를 가만히 지켜보았다. 뭔가 말해 주는 쪽이 고마울텐데. 이쪽에선 납득할만한 설명을 들어야 해.

토모아키「……저, 여기서 나갈 수 없나요?」



사쿠마「엣? 다, 당치도 않습니다. 마음대로 출입하셔도 상관 없습니다. 주인님의 자유를 빼앗는 일은 일절 하지 않습니다」

다행이다. 한 순간 신약 임상 실험같은 감금 생활을 상상해 버려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혹시 이거 엄청 조건 좋은 아르바이트인가……。



사쿠마「단지……」

왔다! 역시 그렇게 괜찮을 리 없지!? 어떤 조건을 못 박아 둘 거야.

사쿠마「주인님의 건강을 지키는 것도 집사의 의무이니 식사와 수면은 제대로 챙기겠습니다. 몸에 안좋은 일은 지적하니까요」

사쿠마씨 미소에 긴장했던 몸에서 맥이 빠진다.

의심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지만 지금 시점에선 무의미한 것 같다. 그 정도로 그 말에는 조금도 악의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의문점이 남는다. 나 같은 녀석을『주인님』이라 부르고 있는데……。



토모아키「진짜 주인님, 이라고 해야하나 저택 소유자가 있는거죠? 왜 일부러 저같은 걸 고용하나요? 교육용같은 느낌인가?」

사쿠마「주인은 카미시로 하지메님이라 합니다. 하지만 카미시로님은 바쁘셔서 저택에 머무는게 매우 드문 분입니다. 저희는 언제 카미시로님이 돌아오셔도 기분 좋게 쉴 수 있도록 그리고 안심하시고 집을 비우실 수 있도록 종사하고 있습니다」

사쿠마「그러나 이번에 카미시로님이 한달이라는 오랜 기간 해외로 떠나는 것이 정해지셔서 출발하실 때 명령을 남기고 가셨습니다」

토모아키「명령이라면?」

사쿠마「『계속 집사이도록』입니다」

……? 수수께끼같은 명령이다. 사쿠마씨는 충분히 집사 같다고 생각하는데 그걸론 안 되는 걸까?

카미시로씨라는 사람도 그렇게 오랫동안 집을 비운다면 집사에게도 휴일을 주면 되는데 심한 고용주다.

토모아키「으-응, 의미를 모르겠지만 아무도 없다면 일할 필요 없잖아요……」

사쿠마「그럴 수 없습니다. 지쳐 돌아왔을 때 소중한 우리 집이 황폐해졌다면 절대 반갑지 않을 겁니다」

토모아키「그건 뭐, 확실히」

사쿠마「그렇지만 저택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 만으로는『계속 집사이도록』이란 명령을 완수하지 못한게 됩니다. 그래선 단순히 관리인입니다. 주인님을 섬겨야만 계속 집사인게 됩니다」

오오오오. 프로다. 프로 집사 이론이다. 조용한 어조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사명감이 전해진다.

그렇다면……。

토모아키「그래서 대신해 줄 주인님을 찾는다, 라는」

사쿠마「그렇습니다」

토모아키「이런 전단지로?」

사쿠마「그렇습니다」

토모아키「참고로 채용 기준이 있었나요?」

사쿠마「주인님이 제일 먼저 도착하셨습니다」

선착순이냐!!

토모아키「진짜 와 버린 제가 말하기도 뭐 하지만……아무도 안 오면 어떻게 할 생각이셨나요?」

사쿠마「주인님은 와 주셨습니다」

토모아키「비싼 물건 훔쳐서 도망갈지도 몰라요」

사쿠마「……그게 주인님이 원하는 바라면 비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방금 전에 주인님은『믿는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러니까 저희도 주인님을 믿습니다」

부정하지 않는다는 건 확실히 비싼 물건이 있다는 거지만 그 걸 실행할만큼 수준 낮지 않다. 일부러 범죄를 저지르지 않아도 한달 후에는 거금이 손에 들어오니까.

그래그래, 중요한 일은 짚고가야해. 다소 무례하다던가 탐욕스럽다고 생각되겠지만 이건 나에게 사활이 걸린 중요한 문제다.

토모아키「저, 일당 30만은 실수가 아니죠?」

사쿠마「네. 잘못되지 않았습니다」

토모아키「교통비라던가 식사는 자기부담입니까」

사쿠마「바래다 주거나 먹고 자는 걸 담당하는 것도 집사의 직무입니다. 바라는 것이 있으면 저희들에게 분부만 내리시면 됩니다

토모아키「정말인가요!? 진짜 돈이 없어서 살아났습니다!」



사쿠마「그런데, 저……주인님……존댓말은 그만둬 주세요. 황송해집니다……」

토모아키「엣. 아, 았았습니……알았어



사쿠마「감사합니다. 시간이 빼앗아 버려서 죄송합니다. 그럼 방에 안내하겠습니다






토모아키「후와앗……」

문 너머는 정말로 다른 세계였다.

외관을 보고 하얀색이나 분홍색으로 가득한 서양 궁전풍을 상상했지만 그런 그림책 같은 이미지와는 완전 반대로 정취있는 엄숙한 공기로 가득 차 있다.

정석적인 붉은 카펫때문에 눈이 아플까 했지만 장식 중에 목재가 많이 사용되어 있어서 화려하지 않고 고급스러움도 갖춘 절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적당히 견실한 분위기가 굉장히 기분 좋다.

문외한 눈으로 봐도 꽤 역사가 깊은 건축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마치 시간여행을 한 것 같은 기묘한 감각이 느껴지며 소름이 끼친다.

토모아키「그야말로 역사 깊다라는 느낌인 저택이네



사쿠마「그렇습니다. 메이지 중기에 지어진 것이라 들었습니다」

토모아키「메이지!? 굉장하네……왠지 감동적이야. 나, 이런 굉장한 곳에서 살 수 있구나



사쿠마「마음에 드시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나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한마디였지만 사쿠마씨는 정말로 기쁜듯이 미소지었다.

사쿠마「주인님의 방은 2층입니다. 자, 이쪽으로」

사쿠마씨는 차분하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세련된 움직임으로 앞서갔다.

빈틈 없는 발걸음이란 이런 걸 말하는 거겠지. 발소리도 거의 나지 않고. 실은 닌자…….라거나. 쓸데없는 망상을 하면서 따라 간다.




안내된 곳은 내가 사는 아파트(일본 아파트는 원룸같은 느낌입니다.) 방에 두배 이상 넓은 것 같은 침실이었다.

필요한 최소한의 가구만 갖추고 쓸데없는 건 없어서 이따금 잡지에서 본 고급 호텔 같은 느낌을 주지만 사용감있는 책상이 이 곳에 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

혹시, 여기가 집주인인 카미시로씨의 방이면……나 따위가 사용해도 괜찮은 걸까.

조금 마음이 불편하지만 안내된 곳이고 주인님으로서 생활해야 한다면 그렇게 해야 할까. 이런 사치스런 기분에 잠길 수 있는 기회는 다시 없을 거다.

나는 망설이지 않고 소파에 앉아서 한숨 돌렸다.



토모아키「역시 집사는 은밀한 행동이 특기기도 해?」

사쿠마「………………하?」

토모아키「정장 아래에 칼이 숨겨져 있거나 암살법을 구사해서 주인을 위해 싸우거나」

나는 더 장난을 걸었다.

토모아키「IQ300짜리 두뇌로 온갖 문제를 해결하거나……」



사쿠마「주, 주인님……」

에!? 왜 그런 울 것 같은 얼굴을 하지! 내가 너무 기대에 어긋난 사람이라서!?



사쿠마「전 그런 능력은 없습니다……주인님 기대에 부응할 수 없어서……정말……정말로 죄송합니다!」

설마 진심으로 사과하다니! 나는 황급히 부정했다.

토모아키「에에에엣!? 자, 잠깐 기다려! 이건 그냥 농담이니까!」

사쿠마「……아아, 다행입니다……요망에 무엇 하나 부응 할 수 없다면 사직을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까지!? 사쿠마씨에게 함부로 말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생각했다.

사쿠마「아아, 주인님. 암살까지는 아니어도 격투기를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매우 강하니 주인님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직도 생각하고 있었나. 그 화제.

그러고보니 이 넓은 저택에 사용인이 사쿠마씨 혼자라고는 생각할 수 없어. 아직 다른 사람들과 만나지 못했구나.

토모아키「다른 사람들은 어디에 있어?」



사쿠마「지금 각각 담당구역에 있습니다……인사가 늦는 걸 사과드립니다」

토모아키「아니, 별로 상관 없어. 저택 안 여기저기 보고 싶으니까 방해하는게 아니면 그 김에 인사할 수 있을까

사쿠마「네, 부디. 다들 기뻐할 겁니다. 그렇다면……어떻습니까. 조금이라도 빨리 익숙해지기 위해 혼자 산책해 보시는건

혼자 어슬렁거리지 말라고 하는걸까 생각했는데 예상 밖의 제안이다.

익숙해지기 위해서라는 말은 일리가 있다. 허나 오른쪽도 왼쪽도 모르는 상태로 우왕좌왕하는 것도 조금 마음에 안내킨다.

사쿠마「저는 부디 뒷마당으로부터 보셨으면 합니다」

사쿠마씨는 어디로 가야하나 당황하는 내 심경을 간파한 것 처럼 생긋 미소지으며 그렇게 말했다.

뒷마당에 뭐가 있는 걸까? 어차피 어디를 둘러봐도 같다. 모처럼 추천했으니 나는 뒷마당으로 가기로 했다.






밖으로 나와 뒷마당으로 향했다. 저택 벽을 따라 빙글 돌아가면 좋을텐데.

그 용같은 몸을 가진 소나무를 가로질러서 저택 모퉁이를 돌아….。

그곳에는 그림같은 정원이 펼쳐져 있었다. 앞 쪽에 꾸밈없이 강건한 마당과 비교해선 상상도 하지 못했다. 형형색색 꽃발이다.

계속해서 예측을 깨는 전개와 무수한 색채에 얼떨떨해 진다.



토모아키「……예쁘다……」

숨쉬는 것처럼 자연스레 말이 입 밖으로 나왔다. 꽃 이름은 민들레와 튤립 정도 밖에 모르는 나라도 아름다운 걸 감상하는 감성은 있다. 사쿠마씨가 먼저 이 곳을 추천한 것도 납득이 간다.

마음을 안정시키는 화초 냄새. 꽃가게 앞보다 훨씬 선명하고 다양한 향기는 안쪽으로 들어가자 한층 더 짙어졌다.

이건 이미 입장료를 받고 손님을 받아야 한다.

약간 산책을 즐기자 화단 건너 편에서 검은 형체가 꼼질꼼질 움직이는게 보였다.……누가 있나?

주뼛주뼛 다가가자 역시 검은 형체의 정체는 검은 정장이었다.



그 곳에 있던 누군가는 내가 말을 걸기 전에 이쪽을 눈치채고 고개를 들었다.

???「……와……깜짝 놀랐다……」

깜짝 놀란 건 내 쪽이다. 꽃을 꺽는 것처럼 보이는 그 사람은 남자라고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가냘픈 외모를 가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토모아키「오, 놀래켜서 미안. 음, 처음 뵙겠습니다. 내 이야기는 이미 들었을까」

???「……주인님……」

토모아키「그럼, 너도 집사?」

이치노세「……네……이치노세 토우야입니다……처음 뵙겠습니다」

꽤 독특한 속도로 대답하는 사람이네. 아까부터 미미한 표정 변화도 없고.

겉보기엔 나랑 나이가 비슷한 것 같으니 사이 좋게 지내면 좋겠는데 이 상태로는 어려운 주문 같다. 집사는 괴짜 밖에 없는걸까.

토모아키「저기, 이치노세는 몇 살? 나는 21!」

큰맘먹고 할 수 있는한 친숙히 말을 걸었다.

이치노세「……스무살……」

토모아키「오-, 한 살 아래잖아! 지금부터 잘부탁해!」

이치노세「……염소입니다……」

토모아키「응?」

이치노세「……염소자리입니다……」

토모아키「아-……응. 나, 전갈자리……」

(일본은 미신을 잘 믿어 혈액형이나 별자리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치노세는 또 말없이 묵묵히 꽃을 꺽기 시작했다.

맞물리는듯 맞물리지 않는다. 이 장벽은 너무 높다……。

문득, 이치노세의 품 안에 쌓이는 꽃을 보며 이상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취미든 직업이든 꽃 병에 꽃을 장식하려는 것 치곤 수수한 감이 있다.

토모아키「그거 장식할 거야?」

작업을 방해 받아 싫은 표정 지을줄 알았는데 순순히 대답해 주었다.

이치노세「……장식하지 않습니다……」

토모아키「에? 그럼 그거 어떻게 할 거야?」

이치노세「……먹거나……마시거나……」

그렇군. 나도 깨달았다. 이건 관상용 꽃이 아니라 식용 허브다.

토모아키「혹시, 이 정원은 이치노세가 전부 손질 하는 거야?」

이치노세는 잠시 생각하는 것처럼 뜸을 들였다.

이치노세「…………맞아. 이치노세가, 만든, 정원……」

설마. 아무리 그래도 그럴 순 없을텐데. 이 꽃이 흐드러지게 핀 훌륭한 정원을 혼자서 가꿨다고?

이치노세「……여기만 잡초가 아무렇게나 자라서……불쌍했으니까요……」

진위는 접어두고 아름답게 가꾸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토모아키「이치노세는 굉장하네. 이렇게 예쁜 정원은 본 적 없어. 나처럼 잘 모르는 사람도 본능적으로 감탄해 버릴정도야. 이치노세는 꽃의 요정이라고 생각해 버렸어! 막이래.



이치노세「…………감사합니다……주인님……」

웃었다!? 

농담할 생각이었는데 꽃의 요정이란 형용사도 반드시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무의식중에 남자에게 넋을 놓아 버린 나를 뒤로하고 이치노세는 또 말없이 떠나려 했다.

이제 이 녀석에게 일반적인 응대를 바라지 않지만 마이 페이스에도 정도가 있다. 오히려 저도 모르게 웃어버릴 정도다.

토모아키「어디 가는 거야?」



이치노세「……이거 닿으러……」



의역하자면 『방금 꺽은 허브를 이게 필요한 누군가에게 전해주러 갑니다』라는 말인가. 아직 만나지 못한 누군가가 거기에 있다면 이대로 따라 가 보는 게 좋겠다.




저택 안으로 돌아가 이치노세를 뒤쫓아 걸어 가자 꽃이랑은 다른 좋은 냄새가 감도는 방에 도착했다.

부엌……아니, 이 넓이와 설비는 주방이라고 말하는 게 맞다.

스토브 앞에는 이치노세가 허브를 건네주러 온 상대가 서 있었다. 좋은 냄새가 나는 곳은 그가 가열하고있는 냄비 같다.



이치노세「…………세이지……」

이치노세가 주술처럼 중얼거렸다. 냄비 앞에 있는 남자 이름일까.

???「오-, 고마워―」

(제가 사투리를 몰라서 표현을 못하는데 얘 말은 심한 사투리입니다.)



???「아아아아아아아앗!!」

토모아키「우와아아아아아앗!?」

갑자기 소리를 쳐 놀랐다.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네.

???「혹시, 주인님!? 진짜로 와 버렸네! 생각했던 것보다 젊은데!」

코미네「잘부탁 부탁 부탁. 일단-집사인 코미네 료지니다. 미네짱이나 료-짱이라고 불러도 괜찮아. 귀여운 아이라 안심했어―」

평소라면 상관되지 않으려 도망갈 정도의 칸사이 사투리에 허물없는 태도. 비로서 보통 사람을 만난 것 같은 안도감이 생긴다.

코미네「아-, 잠깐 기다려― 이치노세. 그거 여기 바구니. 그럼, 내려놔도 좋아―. 고마워―」

코미네씨는 굉장한 기세로 떠들어대며 이치노세를 쫓았다. 어느 쪽이든 이치노세는 대답하지 않는다고는 생각하지만 대꾸할 틈도 없다는 소리다.

주방엔 나와 코미네씨 단 둘이 되었다.



코미네「지금- 주인님 식사 만들고 있으니까! 기대해 줘?」



코미네「아. 이치노세가 가져온 이건 세이지라는 허브야. 차나 아로마 오일로도 되지만 지금은 고기 잡내를 없애고 풍미를 더할거야



코미네「맞아, 아까 사쿠마가『주인님이 오셨으므로, 인사와 요리 주문을 맡아라~ 뭐라뭐라』말하고 엄청난 기세로 달려나갔어요. 잔소리가 심해」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계속해서 말한다. 그래도 불쾌하지 않은 건 코미네씨의 밝은 인품의 덕분일까.



코미네「첫날엔 메뉴를 맡기는게 재밌어! 그치~? 애써 신혼 생활이 시작됐는데 평상시와 다름없는 걸 먹일 순 없잖아. 봐, 그 융퉁성없는 사람」

확실히 나한테 물어보고 진수성찬이라고하면 초밥이라던가 스테이크같은 평범한 의견 밖에 낼 수 없어. 허세부려서 창피 당하는 것도 싫고……。

장난치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의외로 제대로 생각하는구나.

코미네「뭐, 그렇게말해도 요청면 들어 준다? 내가 할 수 있는거라면 뭐든지 만들게」



토모아키「엣? 음……그러면, 쭉 꿈이었던 일이 있는데……」

코미네「오오, 뭐야!? 좋은 를 들수 있겠는데. 이거!」



토모아키「……둥그런 케이크 그대로 통째로 먹어 보고 싶어

코미네「……………………」

코미네「푸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햣햣햣! 아-핫핫핫하!!!!」

그렇게 크게 웃지 않아도 되잖아. 유치한 꿈이라는거 알아.

코미네「좋아―, 귀여워― 너무 좋아―. 그렇구나― 케이크라면 동그랗지 않으면 안돼지―. 그 쪽이 케이크같은 느낌이라 좋아―. 과연 주인님이네. 좋은 일 말해―. 아-정말, 재미있어―」

아무리 그래도 너무 재밌어한다. 이렇게까지 바보 취급되면 기분이 안좋아 진다.



토모아키「시끄러워. 뭐든 괜찮다고 말해서 대답한건데. 진짜 집사야?」

코미네「집사야. 일은 요리 관련된 것만 하지만 이거 봐!! 나비 넥타이메고 깔끔 단정한 이 모습! 거칠고 멋있는 집사야!」



토모아키「아아, 진짜. 알았다고

코미네「아이- 화내지 말고―. 디저트는 케이크 한 홀을 솜씨 발휘해 만들테니까, 응? 아, 홀 인원이 아니야? 많이 비슷하지만」 

(케이크를 세는 단위가 홀인데 원홀케이크를 맛있게 만들어보겠다. 아 이건 홀인원이란 뜻이 아니다. 말장난)

전혀 비슷하지 않아. 라고 츳코미하는 것도 바보같으니……까



토모아키「……엣, 진짜로 만들어 주는거야!?」

코미네「진짜로 진짜. 완전 진짜지. 재밌어해서 그래? 어쨋든, 주인님의 집사니까」

이 밀고 당기는 절묘한 심리전은 무의식적인 건가? 이러면『사실 믿음직할지도』라고 감동해버리잖아.

코미네「그런데 주인, 이름이 뭐-야?」

토모아키「에, 나? 마에다 토모아키

코미네「그럼, 토모짱으로 괜찮지―」



사쿠마「괜찮을 없습니다」



코미네「으악! 사쿠마!」

사쿠마씨 어느새. 기척도 느껴지지 않았어. 과연 닌자 집사.



사쿠마「당신 주인님에게 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지나친 실례입니다! 주인님, 무례를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코미네, 당신도 사과하세요!」



코미네「……미안함-다」



사쿠마「코미네」

코미네「……죄송합니다」

이 두 명 사이 나쁠 것 같다……。

코미네「것보다 사쿠마씨 뭐하러 왔어요. 똑~바로 일하고 있습니다

사쿠마「복도까지 귀에 거슬리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당신의 무례한 말투는 다른 사람에게 악영향을 끼치니 가능한 한 입을 열지 말아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코미네「아아? 뭐라고?」

점점 험악한 분위기가 된다. 장난치는 걸지도 모르고 사쿠마씨가 싸움을 벌인다고 생각하긴 어렵지만 사이에 낀 나로서는 이런 분위기를 없애고 싶다. 어쩔 수 없이 나섰다.



토모아키「나, 슬슬 나갈래! 하아~ 역시 주방은 덥네. 사쿠마씨, 나 윗도리 두러가고 싶어」



사쿠마「아앗, 눈치 채지 못해 죄송합니다. 갑시다, 주인님」

주방을 나오던 중 등 뒤에서 작게『고마워』란 소리가 들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
Posted by 투바크

캐릭터 색깔 리뷰 참고 : http://otomebl.tistory.com/3?category=996914


마에다 토모아키 (前田 智明)   |   사쿠마 쿄이치 (佐久間 恭一)

이치노세 토우야 (一ノ瀬 冬夜)    |     코미네 료지 (小峰 良次)

토우도 아키 (藤堂 亜毅)      |       아리사토 카즈마 (有里 和馬)

미조구치 토요하루 (溝口 豊治) | 하나무라 사야카 (花村 さやか)

아오키 코마치 (青木 小町)                           타카스 (鷹栖)





앗, 하고 생각했을 땐 이미 늦어서...

컵 5개가 쟁반에서 바닥으로 떨어져 한개도 남김없이 깨져 버렸다.

손님「꺄악! 뭐 하는 거야!」



토모아키「죄, 죄송합니다! 옷은 괜찮으십니까!?」

손님「괜찮아도 혹시 젖으면 어떻게 책임 질 거야! 어?」

손님「아, 정말. 이래서 어린 알바생은 싫어」



토모아키「……정말로 죄송합니다. 바로 정리하겠습니다」

순간적으로 테이블과 반대 방향으로 떨어뜨리는대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누구에게도 물을 쏟지 않았지만 가설을 세워 계속 이것저것 불평하는 아줌마들.

별 거 주문 하지도 않고 물만시킨 채 몇 시간이나 눌러 앉아 있는 주제에, 클레임만은 펑펑 거는구나. 젠장.

나는 떨어진 쟁반을 주워, 도망치듯 가게 뒤로 향했다.



사야카「거기! 초보같은 실수 하지 마!」

막대걸레를 잡은 순간, 아르바이트 동료 하나무라 사야카가 일부러 이쪽으로 와 가게 안에 울려 퍼질 정도로 큰 소리로 나를 혼내기 시작한다.

사야카는 내 소꿉친구로 내가 이 곳 웨이터를 시작하고 일주일 뒤에 면접을 봤다.

아무리 어린시절부터 친구라고 해도 여기서는 일단 내가 선배다. 이렇게 세게 말하면 조금 울컥 한다.

원래 컵을 떨어뜨린 것도 손님이 갑자기 컵을 마음대로 뺏어서 쟁반 균형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나는 나쁘지 않다. 불합리함에 짜증이 격해져 온다.

갈 곳이 없는 분노를 사야카에 쏟아내기 직전……。



사야카「네. 확실히 혼냈으니까 이제 아줌마들도 조금은 만족했겠지. 청소는 내가 할게. 테이블 바로 옆이고 또 불평하기 시작하면 짜증나니까」

사야카는 작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후 생긋 미소지으며 나에게서 마루걸레를 빼앗았다.

과연. 뒷 일을 생각해서 나를 감싸 주고 있었구나. 침착하게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몇번이나 도와줬었다. 태연한 그녀방식 걱정이다.

토모아키「……고마워. 미안」



사야카「신경쓰지 마, 신경쓰지 마. 분명 피곤해서 그래. 디너 타임까지 조금 남았으니까 쉬어」



사야카「더 일 늘려도 곤란하기도 하고」

비아냥거림도 잊지 않고 덧붙인다. 전혀 귀염성 없다. 이것만 아니면 정말 좋은 녀석인데.

나는 사야카에 감사를 담은 시선을 보내며 휴게실로 향했다. 그러자 문 앞에서 점장이 불러 세웠다.

점장「수고했어, 마에다군. 동시에 5개 깨기는 신기록네~」



토모아키「죄송합니다…… 왠지 오늘은 운이 없네요」

액일(불길한날)이라는 건가, 오늘은 계속 이런 상태다. 뭘 해도 잘 되지 않는다. 그래, 나쁘게 흘러간다. 너무 가라 앉아 있는 생각이 든다. 

침대에서 떨어지고, 옷장에 다리를 부딪치고, 화장실에 들어가면 휴지가 없고, 편의점 줄에 새치기 당하고, 전철은 지연되고, 쌀은 없고 돈도 없다. 꿈도 희망도 없다.

깊은 한숨이 나왔다.

점장「사소한 일로도 가게는 잘 되기도 하고 안 되기도 하니까. 알고 있지~」

아아, 사야카가 모처럼 준 쉬는 시간이 설교 시간으로 변했다.

점장「서비스업과 입소문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거야. 입소문을 타 인기를 어떻게 얻냐가 중요한 거야. 즉……」 (입소문이 아니라 물장사이나 한국에서는 이 단어를 술장사 대신으로 뜻이 변질되었다. 뒤도 거의 의역)

이렇게 되면 멈출 수 없다. 점장은 자기 서비스 이론을 누군가에 뽐내고 싶을 뿐이야. 내 실수에 충고하고 싶은 마음 따위는 전혀 없다. 진짜 쓸대없는 시간이 흐른다.

들은체 만체 하고 있던 서비스 이론은 어느새 점장의 학창시절 고생담으로 변했다.

컵을 깬 죄책감도 벌써 완전히 사라졌다. 점장 이야기에 맞장구를 칠 여유도 없어질만큼 내 짜증은 쌓여 갔다. 빨리 이 자리를 떠나고 싶다.

사야카「언제까지 쉬고 있을 거야! 빨리 돌아와!」

노크도 없이 문을 연 사야카가 소리를 질렀다. 살았다! 시계를 보니 이미 수십분이 지나 있었다.



토모아키「죄송합니다, 일하러 돌아가겠습니다!」

나는 점장의 연설을 무리하게 막고 홀로 나갔다. 휴식은 커녕 피곤함만 늘어났다……。

디너 타임이 되어, 가게 안은 거의 만석이 되었다. 식사를 끝내자마자 돌아가는 손님이 많기 때문에, 의외로 회전이 빠르다.

안내, 주문, 요리 서빙, 계산을 분주하게 반복하는 일과. 웃는 얼굴을 만드는 건 내가 로보트라고 믿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다.

내 HP와 MP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는 것 외에는 언제나 같은 모습이었다. 그런데……。

사야카「꺄악!!」

내가 주방에서 파르페를 가득 담고 을 때, 여자 비명이 들렸다. 큰 일이 난 것을 바로 깨닫고 홀로 뛰쳐나왔다.



사야카「그만두세요! 여기는 그런 가게가 아닙니다!」

주정뱅이「괜찮잖아, 닳는 것도 아니고. 나는 손님이야! 손님은 왕이잖아!」 (일본은 신이라고 해서 왕이아니라 신인데 저희나라에 맞춥니다)

완전히 만취한 아저씨가 마치 쌍팔년도 드라마 같은 대사를 말하면서, 사야카의 팔을 잡아당겨 껴안으려 했다.

더러운 말투로 크게 소리치는 아저씨 목소리가 가게 안에 울려 퍼지고 있지만, 누구 하나 본척 하지 않았다. 그런 거지.

점장을 부르러 가려 했을 때, 사야카는 허리를 잡혀 자리에 끌어 앉혀져 난처한 상황이 되버렸다.

사야카「꺄아!! 그, 그만 둬……!」

사야카가 도망갈 수 없는 자세가 되자, 당연하게도 아저씨는 그녀의 가슴을 마음대로 움켜쥐었다. 믿을 수 없는 광경에, 깨달으면 몸이 먼저 움직였다.



토모아키「손님, 그런 행위는 하지 말아 주세요」

나는 아저씨의 손목을 잡고 사야카를 억지로 떼어냈다. 특별히 완력에 자신 있는 건 아니지만 술 취해 휘청휘청거리는 중년에게 질 정도도 아니다.



주정뱅이「아파파파팟! 뭐야, 이봐! 점원 주제에 손님에게 폭력을 써도 괜찮다고 생각 해?!」

이게 폭력? 그러면 네가 사야카에게 한 건 뭔데. 사야카를 보자 아저씨에게 손대어진 가슴을 누르며 떨고 있다.

주정뱅이「네 놈!」

당장 주먹을 날리며 덤벼들 기세로 일어선 아저씨의 다른 한쪽 손도 잡아, 이제 양손을 봉했다. 진짜로 때릴 생각이었겠지만 그렇게 하게두진 않는다.

주정뱅이「아파파팟! 놔라! 손님은 왕이다! 점원 주제에 이런 일을 하고 자빠지다니! 가만 안 둬!」

토모아키「왕이라면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손님이라는 건 이 가게에서 즐겁고 올바르게 식사를 해 주시는 분입니다. 당신은 손님이 아닙니다」

속으로는 화가 끓어오르지만 나도 움켜쥐고 있는 상대방처럼 바보같이 무조건 날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직도 영업용 얼굴을 유지하고 있었다.

사야카가 휴게실로 달려 가는 것을 곁눈질로 확인했다. 점장에게 알리고 경찰도 불러 줄 거다.



토모아키「아얏!」

무릎에 격렬한 통증이 느껴졌다.

아저씨가 마구 발길질을 해 얻어맞았다. 양손을 움직이지 못한다면 다리 밖에 없다.

취해서 조준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해도 녀석은 구두를 신고있어서 충분히 아프다.

허벅지를 무릎으로 찍혔다.

발끝이 마구 짓밟힌다.

무릎이 몇번이나 몇번이나 차졌다.

아파, 아파, 아파, 아파. 내가 왜 이런 꼴을!

주정뱅이「어떻게 된 거냐, 이봐! 쫀 거냐 이 녀석! 이러니 저러니 말해도 손님에게 손은 댈 순 없겠지! 너같은 흐리멍텅한 얼굴 한 겁쟁이 녀석은, 평생 꾸벅꾸벅 머리 숙이며 사는게 어울려!」



사야카「마에다군!!」

머리 한 쪽 구석에서 사야카의 목소리가 들렸다.

두근두근 맥박치는 심장과는 달리 묘하게 머릿속은 차분하고 체온이 급격히 떨어진 것 같았다. 쑥 내민 오른쪽 주먹만이 열을 품고 저려오는 걸 깨달았다.

정신을 차리자, 주정뱅이 아저씨가「으윽-」하는 말이 되지 못하는 소리를 내며 발치에 나뒹굴었다.

점장「마에다군, 무슨 짓을 한 거야!」

사야카「아니에요! 제가 이 사람에게 성희롱 당한 걸……」

점장과 사야카가 서로 뭔가 말하는게 멀리서 들리는 것 같았다. 서서히 퍼지는 주먹의 통증 덕에 간신히 사람을 때린 것이 실감났다.




결과만 말하면, 나는 아르바이트에서 해고 당해 길거리를 헤매는 처지가 됐다.

그 때, 위기일발의 분위기를 느낀 점장은 한 시라도 빨리 사태 수습을 위해 달려 들어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지금 쯤 해고만으로는 끝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일촉즉발은 한국에서 잘 쓰지않는 사자성어라서)

그리고 사정이 사정이니만큼 아르바이트로선 이례적인『퇴직금』으로 한달 치 월급을 받았다. 점장의 설교하려는 부분은 별로였지만 관대한 처사에는 굉장히 감사하고 있다.

하지만, 느긋한 소리를 할 순 없다. 집세에 식비, 그리고 전기세. 저금할 여유가 있을만큼 혼자사는 건 편하지 않다.

다른 아르바이트를 찾으려 해도 닥치는 대로 면접을 봐도 떨어져서 드디어 노숙&단식을 각오 해야 할 정도로……그 정도까지 내 마음은 내몰려 있었다.



토모아키「아……네……네……그렇습니까. 알았습니다……아니오……네, 실례했습니다」

토모아키「하……또 허탕이……」

업종을 불문하고 구인글을 보면 닥치는 대로 이력서를 냈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나 엄청 쓸모 없는 사람인 걸까.

……반드시, 그럴 거야. 아무런 쓸모도 없는 걸.

그 날만 운이 나빴던게 아니야. 그 날부터 침식되어 늪에 가라앉은 거다. 아마, 앞으로 평생 운수는 돌아 오지 않을 거야.

이렇게 되면 무슨 생각을 해도 부정적인 사고로 빠진다.

친가에 손을 벌려볼까도 생각했지만 여자 혼자 힘으로 나를 키워 준 어머니에게 더 이상 폐는 끼칠 수 없다. 하물며 그만둔 이유가 사람을 떄려서라니 입이 찢어져도 말할 수 없다.

천정을 올려보는 나랑 쓸데없는 표시가 가득한 구인구직 잡지, 지지부진한 레포트 창이 떠있는 노트북이 사이 좋게 바닥에 늘어져있다. 음침한 오오라만 발산될 뿐이다.

밖은 저토록 예쁜 푸른 하늘인데 이 방만 음울하구나- 생각하며 시선을 창문에서 천장, 문으로 옮긴다.

얼마나 방치해둔 건지 모르겠는 전단지 뭉치가 우편함(일본은 현관문 아래쪽에 작은 구멍을 열어 편지 넣는 형식인 곳이 있다)에서 쏟아지고 있었다.

현실 도피의 일환으로 전단지를 정리하기로 했다. 나는 느릿느릿 일어나서 종이 뭉치를 꺼냈다. 내가 생각해도 잘도 이렇게까지 안치우고 쌓아뒀다.

어차피 한가한데 기분 전환삼아 한 장 한 장 구겨진 전단지를 대강 읽어 나갔다.

그러자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글자가 눈에 띄었다.

『일당 30만원』(3만엔)

…………。

『일당 30만원』

나도 모르게 다시 한번 읽었다. 확실히『일당 30만원』이라고 써 있다. 진짜로?

인쇄 실수가 아닐까? 전문을 제대로 훑어봤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일입니다! 앉아있기만 해도 괜찮습니다. 기간 1개월. 성별, 연령, 자격 묻지 않습니다. 구직 희망자는 아래 주소로 직접 방문해 주십시오.

질 나쁜 종이에 쓰여 있는 건 그것 뿐이었다. 전화 번호도 회사명도 눈에 띄지 않는다. 앉아 있기만 해도 좋다니 무슨 일인지 도무지 짐작이 가지 않는다.

무진장 수상하다. 제대로 된 일이 아니라고 정해져있다. 하지만 인쇄실수가 아니라면……。

토모아키「……일당 30만원……1개월이면 900만원……?」

지금 나는 이러쿵 저러쿵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오히려 여기서는 위태로운 다리일지언정 건너야 운수를 바꿀 기개가 생길지도 모른다. (부정의 부정의 부정의 부정문. 4중 부정문인데 2중 부정문 이상은 저희나라에선 문장에 맞지 않습니다.)

이 전단지는 언제 온 걸까. 아직 늦지 않았을까.

지푸라기라도 매달리고 싶다……랄까 흘러 온 이것은 지푸라기 따위에 비교도 안될지도 모르지만, 하여튼 거의 자포자기가 된 나는 이 정체 모를 아르바이트에 매우 끌렸다.

좋아! 지도에 있는 장소에 가 보자! 여기서 그렇게 멀지 않아.

나는 윗도리를 걸쳐입고 방을 뛰쳐나왔다.




도심에서 전철로 세 정거장. 북적거리던 건 역앞 상점가 뿐 조금 걸으면 한적한 주택가로 들어왔다.

높은 담장에 화려한 대저택들만 우뚝 솟아 있어서 확실히 상류층 주택가같은 분위기다.

전단지의 지도를 다시 봐도 길은 잘못되지 않았다. 자판기마저 눈에 띄지 않는 이런 곳에 회사가 있을까?

설마, 이 주소는 조폭 관계자 저택이고 무서운 사람들이 있고 터무니 없는 것을 시키는……。

그 이상은 상상하는 게 무서워져서 최악의 경우는 머릿속에서 몰아냈다. 그런 곳이라면 그대로 발길을 돌리면 된다.



토모아키「지도엔 이 근처인데……」

고개를 들어 눈에 들어 온 광경에 나는 무심코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토모아키「뭐야 이건어어어어어언!!」

계속 같은 담이 나오는 기분이어도 걸음을 멈추지 않자, 그것이 끊기고 처음으로 집이 세워져 있는 걸 깨달았다.

아니, 집이 아닐지도 모른다. 영화세트라해도 믿을 수 있을정도고 놀이공원 성처럼도 보인다.

주변 집과는 분명히 레벨이 다른 이상한 풍경이 거기에 있었다.

백악으로 만들어진 벽에 하늘과 나무를을 섞은 것 같은 색깔 지붕. 이 곳 저 곳에 장식된 세세한 조형물. 집이라고 하기 보단 거대한 예술품이다.

결코 신축한 것은 아니지만 역사를 느끼게 하는 박력과 운치에 잠시 넋을 놓고 봐 버렸다. 이런, 품평 하고 있을 때가 아닌데.

토모아키「여기가 틀림없는거지……?」

압도된 채 멍청한 얼굴을 하고 얼어붙은 내 시선 끝에 정문이 열리는 것이 보였다. 위험해……。

안에서 나온 건 검은 옷을 빼입은 남자였다.

내 예상이 적중했어! 전혀 기쁘지 않아! 야쿠자가 이런 환상적인 저택에 살지 마!

도망치려 해도 다리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검은 옷의 남자가 이쪽을 향해 종종걸음으로 다가왔다. 당황해 손에 있던 광고지를 윗도리 주머니에 쑤셔넣었다. 나는 무관합니다. 길을 잃은 것 뿐이예요.

???「와 주셨군요!」

예상 밖에 품위있고 사근사근한 목소리가 들려오고 주뼛주뼛하며 검은 옷의 남자를 바라보자……。



???「잘 오셨습니다」

확실히 검은 옷이긴 하지만 나비 넥타이를 하고 파티에서나 입을 것 같은 검은 정장이다. 아무리 봐도 조폭이 아니다.

남자인 나라도 두근거릴 정도인 미청년인데다가 무엇보다 기품과 지성이 스며 나오고 있다. 절대로 이 사람이 이 집 주인이다.

순간 내 뒤에 있는 누군가에게 말을 건 줄 알고 뒤돌아 확인해봤지만 아무도 없고, 역시 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주인님」

………………。…………지금, 뭐라고?

토모아키「지금, 뭐라고?」

황당함에 생각한 것이 그대로 입으로 나왔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주인님. 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남자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온화하게 말했다.

???「구인 광고, 가지고 계시는군요」

검은 옷의 남자는 가지런히 웃는 얼굴로 내 주머니를 가리켰다. 일련의 행동들을 전부 목격한듯 하다. 그렇지 않아도 구겨진 전단지가 너덜너덜해져 주머니에서 마구 삐져나와 있었다.

???「당신이 오늘부터 이 저택의 주인이 되어 주셨으면 합니다」

뭐, 뭐라고-!!??

이 사람이 저택의 주인이 아닌 건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어.



토모아키「잠……아니, 하지만, 나는……」



???「갑자기 이런 말을 들으면 당황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저희들에게는 당신이 필요합니다」

남자가 깍듯이 인사 한다. 움찔 했다. 이런 식으로 격식있는 인사를 받은 것도, 필요하다고 말해진 것도 난생 처음이다.
(온순히 고개를 숙인다-> 높은 사람 취급받다는 어감을 살리고싶데 어렵네요)

???「앞으로 당신에게 위해가 가지는 않을 거라 맹세합니다. 부디……」

토모아키「믿습니다. 제대로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분부대로. 주인님」






그리고 저 오프닝 나옵니다. 이번 편만 괄호 첨부합니다. 그럼 다음편부터 한자나 내용이 이게 아닌데 해도 다들 그러려니 하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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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투바크